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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역사교육은 미래의 설계 - 대학생 연합동아리 <생존경쟁>,유지현씨 인터뷰

‘엎지른 우유에 울어 보았자 소용없다.(It's of no use crying over the spilled milk.)' 영어 문법책에 어김없이 자주 등장하여 외워야하는 문장이다. 그래서인지 이 생명력 없는 듯한 이 건조한 말이 머리 속에 달라붙어, 심지어 의사결정의 행동기준으로 살아 숨쉬기도 한다.  ’그래! 맞아. 과거의 일은 과거로 묻고 앞만 보고 달리는 거야.’

 

‘몰입의 에스컬레이션’이라는 말이 있다. ‘지금까지 투자한 돈이 아까워’하고 실패할 것이 뻔한대도 중단하지 않고 계속 강행한다는 말이다. 사실 이미 지출한 금액은 미래 의사결정과 무관한 원가이므로 의사결정에 고려해서는 안되는 항목이다. 이러한 매몰원가에 몰입되면 에스컬레이터에 오르는 도중에 거기서 데굴데굴 굴러 떨어져 버린다.

 

하지만 이처럼 과거란 그렇게 묻어두어야만 하는 쓸모없는 존재일까? 역사란 불필요하고 귀찮은 녀석일까? 

 

아마도 ‘적자생존, 생존경쟁의 시대에 한가롭게  고조선과 3.1운동 이야기를 왜 배워야 하는거야? 그 시간에 영어단어 하나 더 배우겠어!  음~ the survival of the fittest’ 라며 일각에서는 역사교육에 반론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과감히 반기의 깃발을 들고 한국사 교육의 소중함을 세간에 일깨우는 운동을 펼친 대학생연합 홍보동아리 <생존경쟁>은 한국의 자긍심과 정체성을 가슴 판에 새기자며,  교육현장의 메인스트림에 과감히 맞서왔다.

 

대학생 연합 홍보 동아리 ‘생존경쟁’의 회원, 성신여자대학교 사학과 유지현씨를   성신여대 교정에서 만났다.

 

동아리 이름이 생존경쟁이다. 홍보동아리인데 꽤 래디컬하다.

 

“ 그런가? 일부러 좀 강한 이미지를 골랐다. 생존경쟁은 ‘the struggle of existence'의 번역이다. 계속 존재하기위한 투쟁이다. 자원은 부족하고 이를 찾는 사람은 많으니 이를 위해 서로 경쟁할 수 밖에.. 이처럼 세상이 정글이니 미치기 직전까지 갈 정도로 치열하게 활동하자는 뜻이다. 활동의 강도로 이해해 달라.”


 

그래서 ‘생존경쟁’의 전략이 ‘미친 실천력’인가?

 

“하하~ 미친실천력? 우린 이 표현을  사랑한다. 그것이 젊은이의 자산인 패기요, 포기하지 않는 도전정신이다. 그 실천력의 일례가 작년 ‘올림픽 대한민국’ 응원메시지 프로젝트이다. 대학로 지하철 혜화역 근처에서 몇 달간 시민들로부터 2012개의 응원메시를 받았다. 이 메시지들을 밤을 새가며 혜화역 전시장에 붙였다. 정말 우린 한다면 한다. ”

 

생존경쟁이 ‘한국사 수능 필수과목 선정’프로젝트를 제시하고, 역사교육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운동을 펼쳐왔다.  생존경쟁에서 바라보는 역사란 무엇인가?

 

“역사를 배운다는 것은 태정태세문단세...하며 과거의 팩트를 외우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과거는 이미 끝나서  되돌릴 수 없으므로 ‘Let bygones be bygone'하며 무시해야한다고 한다. 그래야 정신건강에 좋다고한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과거도 질적으로 볼때 피드백의 대상이다. 과거를 평가하여야 다시 향후 예측이 더욱 정교해진다. 그래서 역사란 우리에겐 값진 자산인 것이다.

 

E.H Carr의 ‘역사란 무엇인가?’가 한때 대학생들의 필수도서였던 시절이 있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 했던가? 그럼 사학도의 관점에서 역사교육은 무엇인가?

 

“ ‘역사란 과거를 거울 삼아 현재를 바라보며,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라고 Carr는 말했다. 과거를 피드백하고 이를 현재에 적용하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일이 역사교육의 본래 목표이다.”

 

그럼 역사교육의 목적이 교훈을 얻기위한 것인가?

 

“그렇다. 적자생존이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는 자만이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는다는 말 아닌가? 우리 젋은 세대들은 그 환경에 자신을 맞추어가야한다. 즉 영어, 경영등의 실력을 자신의 핵심경쟁력으로 몸에 무기처럼 장착하는 것이다. 하지만 역사는 과거와 유사한 상황이 현재,미래에 주어질때 끌어다 쓸 수 있는 자원이다. 끝없이 격변하는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정형화되 모범답안이 없다. 결국 유연한 사고체계가 필요한데 그때 이러한 역사적 사고는 위력을 발휘한다. ”

 

요즈음은 글로벌시대이다. 그런데 역사교육은  편협한 지역주의에 매몰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역사교육의 효과는 무엇인가?

 

“ 거대한 조직에는 소규모집단이 존재하고, 이 집단은 강한 응집력을 발휘하여 그 집단의 효과를 극대화하고있다. 이 조직이론은 global과 local의 관계에서도 적용된다. 지역의 벽이 허물어지는 세계화 되어가는 상황하에서 역사교육은 국민의 의식의 동질성과 응집력을 끌어낸다. 그리고 이 응집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집단의 능력 발휘도 선형으로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2002년 월드컵의 한국의 4강신화가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그 응집력이 과거의 독일 나찌처럼 배타성과 편견을 조장하는 것은 아닌가?

 

“그건 어떻게 역사를 교육하느냐에 달려있다. 역사교육이 역사의 보편가치에 기초하여 이루어진다면 그 교육은 편견대신 세계 속의 나눔과 상호 협동을 이끌어 낼 수있다. 현재의  독일식 교육, 즉 과거를 반성하고 미래를 제시하는 교육은 미래지향적 교육인것이다.”

 

사실 역사교육 강화운동이 화두가 된 것은 독도 문제, 동북공정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점을  부인 할 수 없다.

 

“동의한다. 우리 땅을 확인하고 지켜내야 한다는 의지가 이러한 사회적 환기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역사공부는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보다 미래에 대한 설계를 위한 것이다. 역사의 원리를 체득하고 미래를 예측하고, 위험에 대비하고, 그래서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시도인 것이다. ”


 

생존경쟁의 일련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오는 2017년부터 한국사가 대학입시 필수과목으로 부활한다.

 

“ 우리는 역사교육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모델을 제시했는데, 우리가 열심히 달려온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우리의 최종목표는 우리역사의 소중함을 알리는 일이다. 이것은 단지 학습 이벤트가 되어서는 안된다. 전 국민이 계속적으로 한국사에  애정과 관심을 보여주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