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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아고갈이론 ② : 도메인 일반성과 의지력의 절약 ] 왜 스티브 잡스는 매일 같은 옷을 입었나?

-통제의 자동화와 율리시스의 계약

[ 자아고갈이론 ② : 도메인 일반성과 의지력의 절약 ] 왜 스티브 잡스는 매일 같은 옷을 입었나?

◆ '도메인 일반성' 자아고갈 이론의 핵심은 의지력이 '도메인 일반성'(domain-general)을 갖는 단일 자원을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무-쿠키 실험후 인지통제와 스트룹 과제 후 충동구매 실험에서 명확히 증명됩니다. 따라서 자아고갈을 막기 위해선 의지력을 절약해야 합니다. 도메인 일반성은, 하나의 인지적 자원, 능력, 또는 프로세스가 특정한 영역(domain)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다양한 영역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개념입니다. 이는 특정 문제(예: 언어, 얼굴 인식)에만 고도로 특화된 '도메인 특수성(domain-specific)'과 대조됩니다. 앞의 자아고갈(Ego Depletion) 실험은 자기 통제력이 '도메인 일반적' 자원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즉, 첫 번째 실험인 '무-쿠키 실험'에서, 유혹을 참을 때 쓰는 의지력과 인지 과제(어려운 문제 풀기)를 수행할 때 쓰는 의지력은 동일한 '하나의 자원'에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또한 '스트룹 과제 후 충동구매 실험'에서, 인지 과제 수행의 의지력과 충동 억제 의지력이 같은 자원에서 비롯되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처럼 두 실험 모두 한 영역에서 의지력이 소모되면 전혀 다른 영역에서도 통제력이 급격히 저하된다는 점을 보였습니다. 이는 '감정을 참는 힘', '문제를 푸는 힘', '소비를 참는 힘'이 각기 다른 에너지를 쓰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공통된 '의지력 배터리'를 나눠 쓴다는 '도메인 일반성'을 의미합니다. [✽ 참고: '도메인 일반성'은 인공지능 분야의 목표와도 직결됩니다. 체스, 번역, 이미지 분류 등 한 가지 작업만 잘하는 좁은 AI (Narrow AI)는 '도메인 특수적 AI'(domain-specific AI)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AI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에 반해 범용 AI (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는 인간처럼 다양한 영역의 문제를 학습하고 해결할 수 있는 '도메인 일반적' AI를 지향합니다.] ◆ 의지력을 절약(willpower conservation)하는 방법 이처럼 의지력, 즉 자기 통제력은 '도메인 일반적' 자원입니다. 한 영역에서 소모되면 다른 모든 영역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에 따라, 하루 동안 업무 집중, 감정 억제, 의사결정 등으로 ‘의지력 배터리’를 소진한 사람은 퇴근 후 충동적 식사, 감정 폭발, 결정 회피와 같은 다른 영역에서 자기통제 실패를 보이게 됩니다. 따라서 자기 고갈을 사전에 막기 위한 핵심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에는 통제의 자동화와 율리시스계약이 꼽힙니다. ① 통제의 자동화 이는 의지력을 아예 쓸 필요가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의식적인 결정은 전전두엽(PFC)에서 처리되며 막대한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반면 습관은 기저핵(basal ganglia)에서 자동으로 작동합니다. 이는 에너지 효율이 매우 높은 별도의 처리 장치를 이용하는 것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 스티브 잡스는 매일 같은 검은 터틀넥과 청바지를 입었습니다. 아침마다 “오늘 뭐 입지?”라는 사소한 결정에 중앙 CPU(의지력)를 소모하지 않기 위함입니다. 옷 고르기라는 결정이 자동화되면서 그 에너지는 애플의 혁신과 집중력에 온전히 투입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식사 메뉴를 단 두 가지로 제한했습니다. “점심은 샐러드 아니면 그릴 치킨”이라는 기본값을 정해 두어, 국가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의지력을 음식 선택에 낭비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자기 고갈은 '의지력 부족'이 아니라 '결정 과잉'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스티브 잡스처럼 같은 옷을 입고, 같은 메뉴를 먹고, 같은 루틴을 따르는 것이 결정 피로(Decision Fatigue)를 피하고 의지력을 절약하는 기술입니다. 이 원리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하루에 쓸 수 있는 '결정 포인트' 총량을 아껴서 중요한 곳에 씁니다. 예를 들어, 다음 날 할 일의 우선순위를 '전날 밤'에 미리 정해둡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뭐부터 할까?" 고민하는 에너지를 아낄 수 있습니다. 또한 의사결정을 단순화합니다. 옷, 식단, 쇼핑 목록을 최대한 단순화하고 고정된 루틴을 따릅니다. 즉, 같은 검은색 라운드 티와 청바지 각각 5장을 매일 번갈아 입는다는 것만으로도 하루 의지력 총량은 한결 여유를 갖게 됩니다. ② 율리시스의 계약 의지력은 '저항'할 때 가장 많이 소모됩니다. 따라서 저항할 필요가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는 '율리시스의 계약(Ulysses' Pact)'과 같습니다. '율리시스의 계약(Ulysses' Pact)'은 '현재의 이성적인 나와 미래의 충동적인 나' 사이의 싸움을 전제로 합니다. 이 전제하에, 미래의 유혹이나 비합리적인 판단에 굴복할 것을 아는 '현재의 이성적인 나'가, '미래의 충동적인 나'의 선택권을 미리 제한하거나 구속하는 장치를 만드는 전략이 율리시스의 계약입니다. '미래의 나'는 '현재의 나'의 계획을 손쉽게 배신합니다. '율리시스의 계약'은 이 배신을 원천 차단하는 강제적인 사전 약속(Pre-commitment)입니다. 이 사전계약의 전략이 의지력 절약에 탁월한 이유는, '저항'에 사용되는 의지력 배터리 자체를 아끼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계약이 없을 경우, 의지력고갈시에 충동적인 의사결정을내리게 됩니다. 반면 계약이 있을 경우, 애초에 충동적인 환경을 조성하지 않아, 의지력이 보존됩니다. 예컨대 집에 건강에 해로운 간식을 아예 사두지 않습니다. 미래의 내가 유혹에 질 것을 알기에, 유혹의 '존재' 자체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도박 중독자가 카지노 출입 금지 리스트에 스스로 이름을 올립니다. 미래의 내가 다시 도박에 빠질 것을 알기에, 이러한 현재의 등록은 미래의 출입을 '물리적'으로 막습니다. [✽참고: 율리시스 계약은 그리스 신화 속 영웅 율리시스(오디세우스)의 이야기에서 유래했습니다. 율리시스는 선원들을 유혹해 죽음으로 이끄는 '사이렌(Sirens)'의 치명적인 노랫소리를 듣고 싶었습니다. 그는 '현재의 이성적인 나'는 그 노래를 듣고 싶어 하지만, 노래를 듣는 '미래의 나'는 이성을 잃고 바다에 뛰어들 것임을 알았습니다. 때문에 그는 부하들과 계약 (Pact)을 맺습니다. 그는 부하들에게 자신을 돛대에 꽁꽁 묶으라고 명령하고, 자신이 아무리 애원하고 풀어달라고 명령해도 절대 풀어주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 결과, 율리시스는 사이렌의 노래를 들었지만, 돛대에 묶여 있었기 때문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


[ 자아 고갈 이론의 이해 ①] 우리가 충동에 무너지는 이유: 의지력 배터리의 고갈

#1. 복잡한 영문 보고서를 작성하느라 정신 에너지를 모두 소진한 A대리는 의지력(자기통제력)이 완전히 고갈되었습니다. 파김치가 되어 퇴근한 그날 밤, 배달 앱에서 치킨 메뉴를 본 순간, 평소라면 "살찌니까 참아야지"라며 작동했을 이성적 브레이크(DLPFC)는 이미 작동을 멈춘 상태였습니다. A대리는 "에라 모르겠다, 오늘 너무 힘들었잖아!"라는 보상 심리에 굴복하여 결국 배달 앱의 치킨 메뉴 버튼을 누르고 말았습니다. 이는 직장에서 '업무 수행'에 자기통제 에너지를 지나치게 소모한 결과, '식욕 통제'에 쓸 의지력 배터리가 바닥나 버린 전형적인 자아 고갈(Ego Depletion) 현상입니다. #2. B과장은 꽉 막히는 퇴근길에서 2시간 동안 운전하며, 끼어드는 차들을 볼 때마다 터져 나오는 짜증을 애써 억눌렀습니다. 겨우 집에 도착했는데, 아내가 무심코 "쓰레기 좀 버려줘"라고 아무생각없이 내뱉었습니다. 그 순간 B과장은 "못해! 왜 그렇게 사람을 못살게 굴어!"라며 버럭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이는 도로 위에서 '부정적 감정을 억제하는 데' 자기통제 자원을 모두 소모한 결과, B과장은 집에 도착했을 때는 '아내에게 친절하게 대할' 의지력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되었기 때문입니다. #3. 직장에서 하루 종일 수많은 투자의사결정을 내리느라 자기통제 에너지를 모두 소진한 C부장. 혼자 사는 그는 지쳐서 돌아온 집에서 "저녁 메뉴는 뭘로 할까?"라는 간단한 물음조차 버겁게 느낍니다. 결국 그는 배달 앱의 과거 주문내역을 보고 아무 생각 없이 같은 메뉴를 장바구니에 담습니다. 이는 직장에서 의지력 배터리가 방전된 C부장은 더 이상의 복잡한 선택을 회피하고, '늘 먹던 메뉴'라는 가장 쉬운 기본값(Default Option)을 따른 것입니다. 앞의 사례들은 자아고갈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A B C 직장인들은 어려운 과제를 수행하거나, 감정을 억누르거나, 복잡한 의사결정을 할 때, 근육을 쓰면 피로해지듯, 자기통제력을 소모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의지력은 배터리처럼 총량이 정해진 것이어서, 자기통제의 배터리가 고갈됩니다. 이때 또 다른 의지력을 사용해야 할 과제와 부딪칠 때, 의지력 고갈로 인해 자기 통제 능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충동적인 결정을 내리거나 감정을 폭발시킵니다. 이것이 바로 ‘자아고갈’이라는 개념입니다. ◆의지력에 대한 5가지 가정 심리학자 로이 바우마이스터(Roy F. Baumeister) 교수가 제안한 자아고갈 이론(ego depletion theory)은 의지력(willpower)이 한정된 인지 자원(limited cognitive resource)에 의존하며, 이를 사용하면 소모되어 이후 자기통제 능력이 저하된다는 심리학 이론입니다. 여기서 인지자원이란 자기통제능력, 의지력등으로 불리는 것입니다. 이러한 의지력에 대한 5가지 전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1.총량이 정해진 자원: 자기통제력(의지력)은 무한한 것이 아니라 한정된 자원이다.즉 이 자원은 마치 '근육'이나 '배터리'에 비유될 수 있습니다. 2. 사용 시 소모: 근육을 쓰면 피로해지듯, 의지력을 사용하는 행위는 이 자원을 소모시킵니다. 즉 어려운 과제를 수행하거나 유혹을 억제, 감정을 조절하는 활동 과정에서 자아통제 자원이 점차 소모됩니다. 3.고갈 효과: 배터리가 방전되면 기계가 멈추듯, 한 번의 자기통제 행위로 자원이 소모되면(자아 고갈 상태), 이후에 수행하는 전혀 다른 과제에서 자기통제 능력이 현저히 저하됩니다.(근육 모형의 비유) 따라서 의지력이 고갈된 상태에서는 충동적 행동, 유혹 실패, 분노, 충동구매 등 자기통제 실패 행동이 쉽게 나타나며, 외부 설득에 더 쉽게 동조하게 됩니다. 4.단일 자원: 이 자원은 '단일하다(domain-general)'는 특징을 가집니다. 즉, 감정 통제, 인지 통제, 충동 억제 등이 모두 하나의 '의지력 배터리'를 공유한다는 의미입니다. 즉 업무에 집중하는 데 사용된 에너지, 짜증을 참는 감정조절 에너지, 의사결정 에너지가 모두 동일한 자원 풀(pool)에서 나옵니다. 5. 충전 :소모된 자기통제력은 휴식, 회복, 긍정적 자기가치 확인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다시 충전될 수 있지만, 회복 속도는 소모 속도보다 느립니다. ◆ 자아고갈 실험 두가지 자아고갈이론에 의하면, 자아 고갈 상태에 빠진 개인은 충동성이 증가하고, 집중력이 저하되며, 감정 조절에 실패하거나 결정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기 쉽습니다. 이 자아 고갈 이론을 뒷받침하는 실험에는 두가지가 있습니다. ◇실험 1: 유혹 억제와 인내력 (Baumeister et al., 1998) 이 실험은 '감정적 욕구'를 억제하는 것이 이후의 '인지적 인내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자아 고갈 이론의 가장 고전적인 연구입니다. ①1단계: 자원 고갈 (유혹 억제)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갓 구운 초콜릿 쿠키 냄새가 가득한 방에 배치했습니다. •A그룹 (자아 고갈 그룹): 눈앞의 초콜릿 쿠키는 금지되고, 맛없는 '무'만 먹도록 지시받았습니다. 이들은 쿠키를 먹고 싶은 강렬한 욕구를 억제하느라 자기통제 자원(의지력)을 소모했습니다.•B그룹 (통제 그룹 1): 초콜릿 쿠키를 자유롭게 먹도록 허용받았습니다. (욕구 억제가 필요 없었음)•C그룹 (통제 그룹 2): 음식 관련 과제를 받지 않았습니다. ②2단계: 통제력 측정 (인내력)이후 모든 참가자는 의도적으로 풀 수 없게 설계된 '불가능한 퍼즐'을 풀게 하고, 포기하기까지 걸린 시간을 측정했습니다. ③ 결과A그룹 (자아 고갈 그룹): 평균 8분 만에 퍼즐을 포기했습니다.B/C그룹 (통제 그룹): 평균 19분 동안 포기하지 않고 지속했습니다. ④ 결론A그룹이 쉽게 퍼즐을 포기한 것은 이 그룹이 '초콜릿 쿠키'라는 감정적 유혹을 참아내느라 1단계에서 의지력(근육)을 이미 소모하여, 2단계에서 '퍼즐 풀이'라는 전혀 다른 과제에 필요한 인지적 인내력(근육)이 바닥났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공유자원인 의지력이 감정적 유혹을 참게 하면, 의지력 고갈로 인해 인내력 실패를 초래하게 됩니다. ◇실험 2: 인지적 통제와 충동구매 (Vohs & Faber, 2007) 이 실험은 어려운 '인지 과제' 수행이 이후의 '재정적 충동' 억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기 위한 것입니다. ①1단계: 자원 고갈 (인지 통제) 실험자가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A그룹은 인지적으로 매우 피곤한 '스트룹(Stroop) 과제'를 시키고, B그룹은 쉬운과제를 부과했습니다. Stroop 과제란 단어의 의미와 글자의 색상이 일치하지 않을 때, 그 색상을 말하는 과정에서 반응 시간이 지연되고 오류율이 증가하는 현상을 이용한 인지심리학 검사입니다. 이는 과제를 통해 자아고갈이 발생하는 지를 검사하기 위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참가자는 "글씨 색을 말하라"는 지시를 받습니다. "빨강" (잉크색은 파랑) 이라는 자극이 올 때, 정답은 "파랑“입니다. "파랑" (잉크색은 빨강) 의 자극에서, 정답은 "빨강“입니다. 이 과제는 뇌의 자동 반응과 의식적 통제 사이의 충돌을 유발합니다. 즉 "빨강"이라는 글자를 보자마자, 참가자의 뇌는 자동적으로 '빨강'이라고 읽으려는 자동반응을 보입니다(system1). 하지만 "아니, 색(파랑)을 말해야 해!"라는 지시를 따르기 위해, 이 자동 반응을 의지력으로 억제해야 합니다(system2). 이 과정을 반복하면 자기통제 자원이 소모되어 자아 고갈이 발생합니다. ②2단계: 통제력 측정 (충동구매 억제) A그룹 (자아 고갈 그룹)은 글자의 '의미'와 '색'이 불일치하는 어려운 과제를 수행했습니다. B그룹 (통제 그룹)은 글자의 의미와 색이 일치하는 쉬운 과제(예: "빨강" 글씨가 빨간색으로 쓰임)를 수행하여 의지력 소모가 없었습니다. 과제 직후, 모든 참가자에게 여러 물건을 보여주며 "이 물건을 얼마까지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WTP:Willingness to Pay)를 물었습니다. (WTP가 높을수록 충동구매 성향이 강함을 의미) A그룹 (자아 고갈 그룹)은 B그룹보다 동일한 물건에 훨씬 더 높은 가격(WTP)을 지불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이유는 A그룹이 복잡한 인지과제를 수행한 결과 이미 자아통제력이 고갈되었기 때문입니다. 즉 '스트룹 과제'라는 어려운 인지 과제를 수행하느라 1단계에서 의지력(배터리)을 이미 소모했고, 2단계에서 '가격의 합당성'을 따져보는 이성적 판단(가격 통제)에 쓸 배터리가 남아있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충동이 이성을 이기고 충동구매(높은 WTP)로 이어진 것입니다. 이처럼, 인지적 충동을 억제하면, 이후의 충동구매 억제실패를 초래하였습니다. ◆ 실험 결과 앞의 실험들은 자아고갈 가정을 입증합니다. 1. 총량이 정해진 자원: 자기 통제력, 즉 의지력이 무한하지 않으며, 이 능력을 발휘하는 데 사용되는 '에너지원'이 총량이 정해진 '제한된 공유 자원'이라는 것입니다.바우마이스터 교수는 이 과정을 '정신적 근육'에 비유합니다. 2. 사용시 소모 : 의지력이 한 영역에서 소모되면 전혀 다른 영역에서도 통제력이 급격히 저하됩니다. 근육이 운동을 하면 피로해지듯, 유혹을 참거나, 감정을 조절하거나, 어려운 문제에 집중하는 등 '자기 통제' 과제를 수행할 때마다 이 에너지원이 소모된다는 것입니다. 3. 고갈효과: 자아고갈이론에 의하면, 자아 고갈 상태에 빠진 개인은 충동성이 증가하고, 집중력이 저하되며, 감정 조절에 실패하거나 결정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기 쉽습니다. 4. 단일 자원: 이 자원은 '공유'됩니다. 업무에 집중하는 데 사용된 에너지와 퇴근 후 운동을 가기 위해 게으름을 참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모두 동일한 자원 풀(pool)에서 나옵니다. 결과적으로 한 영역에서 의지력을 과도하게 사용해 자원이 고갈되면,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다른 영역에서도 통제력이 급격히 저하됩니다.

[ 푸코의 통치성 ] 숙명으로서의 통치: 12.3 비상계엄에 대한 감성적·보복적 해석을 넘어

#1.로마 사회에서 가장인 '파테르 파밀리아스(pater familias)'는 가족 구성원의 생사여탈권을 가질 정도로 절대적 권력으로 집안을 다스렸다. 고대 그리스에서 가장인 '키리오스(kyrios)'는 가정, 곧 오이코스 (Oikos)의 지배자였으며, 경제공동체인 가정내 구성원에 대한 통제권은 막강했다. 두 사회 모두에서 가장(가부장)은 강력한 권력으로 가족 구성원의 법적, 경제적, 사회적 정체성을 통제하였다. #2. "짐이 곧 국가다"라는 말을 남긴 프랑스 절대 왕정의 주권자, 루이 14세는 신체적 처벌과 스펙터클(공개 처형)등으로 공격적 주권을 과시하였다. 그는 법을 통해 명령하고, 이를 어길 시 생명과 부를 빼앗는 등 '부정적(negative)'인 방식으로 통치하였다. 위는 통치 방식에 대한 예시입니다. 통치란 국가·조직의 권력자가 사회 전체나 구성원을 목표에 따라 관리하고 이끄는 행위입니다. 앞의 사례는 권력자가 강력한 권력으로 구성원을 강제·복종시키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미셸 푸코의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억압이 권력행사의 유일한 형식은 아닙니다. 그에 따르면 권력은 '주권적 권력 → 규율 권력 → 통치성(Governmentality)'으로 진화해왔습니다. 여기서 푸코가 말하는 통치성은 타인(혹은 자신)의 행동방식을 이끌어내는 '행위의 인도(the conduct of conduct)' 기술을 말합니다. 이는 권력이 통치를 위해 선택지와 조건, 동기들을 미리 설계하여 '행위 가능성의 장(Field of Possible Action)'을 조성하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스스로 특정 방향을 선택하도록 그들의 '행위(conduct) 자체를 유도하고 이끄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권력자의 의지의 관점보다 권력자의 행위를 유도하는 메커니즘의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권력의 본질이 파악될수있습니다. ◆ 권력 진화의 3단계 권력은 전통적 의미로 통치의 핵심 수단입니다. 그런데 푸코에 따르면, 권력은 단순한 도구 그 이상입니다. 이는 통치가 성립하고 작동하는 근본적 원리입니다. 다시 말해 통치성 자체가 곧 권력의 핵심적인 방식이자 본질로 작동하며, 이런 점에서 권력과 통치성은 사실상 분리되지 않습니다.​ 통치의 본질인 권력은 '주권적 권력 → 규율 권력 → 통치성'의 3단계로 진화되었습니다. 주권 권력은 법을 통해 "이것을 하지 마라"(예:형벌)고 말하고, 규율 권력은 규범을 통해 "이 기준에 맞춰라"(예:학교의 규율)고 말합니다. 이 마지막 단계인 통치성은 권력이 설계한 '판(행위 가능성의 장)' 안에서 주체가 '스스로' 그에 부합하는 행위를 하도록 유도하는 기술입니다. 현대사회는 이 세 가지 권력이 동시에 층층으로 겹쳐 작동합니다. ① 주권 권력 (Sovereign Power): "죽이거나 살려두는 권력“ 이는 가장 고전적이고 가시적인 권력 형태입니다. 왕이나 주권자가 법을 세우고, "이 법을 어기면 죽이겠다"고 위협함으로써 작동합니다. 이 권력의 본질은 '빼앗는(subtraction)' 것입니다. 세금을 징수하고, 법을 어기면 생명을 빼앗습니다. 이 권력은 그들의 생사여탈권(죽일 수도, 살려둘 수도 있는 권한)을 쥐면서 만족합니다. ② 규율 권력 (Disciplinary Power): "훈련시키는 권력“ 17~18세기에 들어 권력은 '규율 권력(Disciplinary Power)'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갖게 됩니다. 이는 단순히 사람들을 복종시키는 '주권 권력'을 넘어, 그들을 '유용한 존재'(효율적인 노동자, 규율 잡힌 군인)로 만들고자 하는 욕망입니다. 이 권력은 더 이상 공개적인 처형과 같은 스펙터클에 의존하지 않고, 학교, 군대, 병원, 공장, 감옥과 같은 '닫힌 공간(enclosed spaces)' 안으로 스며듭니다. 이 공간에서 권력은 개별 신체를 미시적으로 통제하고 '훈련(training)'시킵니다. 이 훈련의 핵심 기준은 '정상성(Normality)'입니다. 권력은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기준을 설정합니다. •학교에서: "정상적인" 학생은 정해진 시간표를 따르고, 표준화된 지식을 암기하며, 교사의 권위에 순응해야 합니다. •공장에서: "정상적인" 노동자는 정해진 작업 속도와 표준화된 동작을 준수해야 합니다. •군대에서: "정상적인" 군인은 즉각적인 복종과 통일된 움직임을 체화해야 합니다. •병원에서: "정상적인" 환자는 의사의 지시에 순응하며, "비정상"(질병)에서 "정상"(건강)의 상태로 돌아가도록 관리됩니다. •사회에서: "정상적인" 사람은 일정 수준의 용모와 지적 능력, 혹은 사회적 규범(예: 결혼)을 갖추어야 한다고 규정됩니다. 이처럼 '정상성'의 기준이 설정되면, 개인은 외부의 물리적 강제가 없더라도, 스스로 '정상'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비정상'에서 벗어나려 애쓰는 '내면화된 규범'을 통해 스스로를 통제하게 됩니다. ③통치성 (Governmentality): "유도하는 권력“ 통치성은 '유도하는 권력'으로, 가장 정교하고 현대적인 권력의 형태입니다. 이 권력은 '규율 권력'처럼 개별 신체를 훈련시키는 데 만족하지 않고, '인구(Population)' 전체를 가장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습니다. 이때 작동하는 핵심 논리는 '정상/비정상'의 규범이 아닌, '비용 대비 효과'를 따지는 '정치경제학적 효율성'입니다. 권력은 "어떻게 국민 전체의 건강(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할까?" 또는 "어떻게 출산율(인구)을 효과적으로 조절할까?"와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이를 위해 통치성은 "운동해!"라고 명령(주권 권력)하거나 "운동장에서 뛰어!"라고 훈련(규율 권력)시키지 않습니다. 대신 '판', 즉 '환경 전체'를 설계합니다. 예컨대 담뱃값을 인상하고(경제 정책), "건강은 스스로 챙기는 것"이라는 캠페인(담론)을 벌입니다. 그 결과, 사람들은 강제 없이 '자유롭게' 스스로의 선택으로 담배를 끊고 운동을 시작합니다. 이것이 바로 '판 안에서의 자유', 즉 '규율된 자유(Regulated Freedom)'입니다. 결론적으로 통치성이란, '하지 마라'는 명령이나 폭력적 강제를 사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유를 억압하지 않고, 바로 그 '자유'를 통치의 조건이자 핵심 도구로 활용하는 기술입니다. 사람들은 스스로 자유롭게 선택한다고 믿지만, 사실 그 '자유'는 이미 정치적·경제적·사회적 규칙으로 설계된 '판(행위 가능성의 장)' 안에서만 존재하고 작동하도록 유도된 것입니다. ◆ 통치성 : 행위 가능성의 장과 행위를 인도하는 기술 현대 권력의 본질이 통치성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푸코의 '통치성(Governmentality)'은 '행위 가능성의 장'이라는 구조적 환경과 '행위를 인도하는 기술'이라는 작동 메커니즘을 통해 완성됩니다. ① ‘행위 가능성의 장’: 설계된 선택의 프레임 푸코가 말하는 ‘행위 가능성의 장(Field of Possible Action)’이란 주체(개인, 집단)가 실제로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의 공간, 즉 권력과 제도, 규범, 담론 등이 미리 구성해 놓은 “선택과 행동의 프레임·경계·조건”을 의미합니다. 이 '행위 가능성의 장'은 겉과 속이 다른 이중성을 가집니다. 겉으로는 행위 주체가 자유롭게 행동하는 듯 보일지라도, 그 모든 자유와 선택은 이미 권력·제도·담론이 구성한 경계 내에서 구조적으로 배치되고 관리됩니다. 법, 제도, 행정, 정책 등이 이 ‘장’을 설정하며, 개인은 그 구조 내에서만 행동하거나 저항할 수 있습니다. 쉬운 비유로, 축구선수는 경기장 안에서 마음껏 뛸 수 있지만, 그 '경기장'과 '규칙'(오프사이드, 파울 등)은 이미 주어져 있습니다. 선수는 이 '경기장+규칙'이라는 '행위 가능성의 장' 안에서만 전략을 세우고 움직일 수 있습니다. ② ‘규율된 자유’: 판 안에서의 조건부 자유 '행위 가능성의 장'에서 주체가 누리는 자유는 '규율된 자유(regulated freedom)'입니다. 즉, 이 자유는 이미 권력(법, 규범)이 설계한 공간 안에서만 허용되고 가능한 조건부 자유를 의미합니다. '규율된 자유'는 '일반적인 자유'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분명히 구분됩니다. •권력과의 관계:규율된 자유는 '권력 안에서의 자율성'입니다. 권력이 설계한 판과 사회적 조건 속에서 작동합니다. 일반적 자유는 '권력으로부터의 해방'을 지향합니다. 예를 들어 개인이 자기계발을 한다고 할 때, 규율된 자유 속에서의 자기 계발은 성과관리의 압박 속에서 업무 성과를 높이기 위한(즉, 시스템에 순응하기 위한) 것입니다. 반면 일반적 자유에서의 자기계발은 경쟁의 압박 없이 즐거움과 자기 성찰을 위한 자기계발입니다. •선택의 범위:규율된 자유는 겉으로 선택의 자유가 주어져 있지만, 무엇이 '바람직한' 선택인지 사실상 정해져 있거나 선택이 강력하게 유도됩니다. 이에 반해 일반적 자유는 권력이 규정한 특정 '판'이 없기에 선택의 폭이 상대적으로 열려 있습니다. •저항의 위치:규율된 자유는 저항이 어렵습니다. 판을 벗어나는 행위는 '실패' 또는 '비정상'으로 낙인찍힙니다. 그러나 일반적 자유는 저항이 자유의 본질적인 부분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③ ‘행위를 인도하는 기술(The Conduct of Conduct)’의 이중 구조 푸코의 통치성의 핵심은 “행위를 인도하는 기술(the conduct of conduct)”입니다. 행위를 인도하는 기술이란 사람들의 행동을 (특정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기술이라는 뜻입니다. 즉 권력이 이 행위가능성의 장 안에서 주체가 스스로 효율적이고 정상적인 경로를 선택하도록 유도합니다. 이는 두 가지 차원에서 동시에 작동합니다. ⑴ 타인을 이끄는 행위(The Conduct of Others): 제도적 유도 타인을 인도한다라는 말은 제도가 주체의 행위를 유도한다는 뜻입니다. 제도는 타인을 직접 명령하지 않고, 그들이 스스로를 규율하도록 환경과 규범을 설계합니다. 이는 권력이 환경과 규범을 설계하여 타인의 행동 경로를 유도하는 기술입니다. 이것이 바로 제도적 유도(institutional guidance)입니다. ⑵ 스스로를 이끄는 행위(Self-conduct): 법에 의한 자기 규율, 내면화된 자기 규율 이는 개인이 외부의 규범(법, 규칙)을 내면화하여 스스로를 규율하는 행위, 즉 '자기 통제'입니다. 예컨대 운전자가 신호등과 차선을 '스스로' 지키며 운전하는 것은 억압에 의한 복종이 아니라, 스스로를 이끄는 '자기 통제'의 결과입니다. 이러한 '자기 통제'의 메커니즘은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3단계로 작동합니다. •1단계: 권력이 판(트랙)을 깐다 국가, 기업, 미디어등이 "이것이 정상이고 성공이다"라는 정상성, 곧 사회적 규범을 미리 설계합니다. 2단계: 네가 선택할 수 있다.권력은 개인에게 "너는 자유로운 주체이니 네가 선택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실상 '바람직한' 선택지는 이미 트랙 안으로 한정되어 있으며, 트랙 밖의 선택은 '비정상'으로 간주됩니다. 3단계: 자발적 통치 (자기 통제) 개인은 "내가 원해서 한다"고 믿지만, 실제로 권력이 설계한 판에 스스로를 맞춥니다. 예를 들어, 사회적 표준이 되는 지위에 오르기 위해 스펙을 쌓고 자기계발을 합니다. 사회적 표준의 몸에 맞추기 위해 다이어트를 합니다. 이는 개인이 저항 없이, 오히려 열정적으로 권력이 원하는 '나'를 스스로 재생산하는 '자기 통제'의 완성입니다. ◆ 행위가능성과 행위를 인도하는 기술: 12.3 비상계엄에 적용 ① 행위 가능성의 장(Field of Possible Actions) 푸코의 통치성(governmentality)에서 ‘행위 가능성의 장’이란 권력이 직접 명령하지 않고, 행동이 일어날 수 있는 조건과 방향을 미리 설계해 두는 구조적 공간을 의미합니다. 비상계엄에서 이 ‘행위 가능성의 장’은 헌법 제77조로 제도화되어 있습니다. 제1항은 대통령에게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고 하여, 행위의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제6항은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로 해제를 요구하면 대통령은 이를 즉시 해제해야 한다”고 하여, 그 행위의 귀결을 규정하는 경로를 미리 설계합니다. 따라서 헌법 제77조는 대통령의 행위를 억압하는 규정이 아니라, ‘행동이 일어날 수 있는 장’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그 행동의 방향을 유도하는 제도적 장치로 작동합니다. 따라서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자유로운 결단처럼 보이지만, 그 이후의 과정은 이미 헌법이 구성한 행위의 궤도(trajectory) 위에서만 가능합니다. ② 규율된 자유(Regulated Freedom) 이렇게 헌법이 설정한 ‘행위 가능성의 장’ 안에서 대통령의 자유는 ‘규율된 자유’로 작동합니다. 푸코의 관점에서 규율된 자유란, 자유가 권력의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기능하도록 조직된 상태를 말합니다. 즉, 헌법은 대통령에게 “비상계엄을 선포할 자유”를 부여하면서도, 동시에 “국회가 해제를 요구하면 즉시 해제해야 한다”는 ‘내재된 규율’을 심어둡니다. 그 결과 대통령은 행위의 자유를 행사하는 동시에, 그 자유의 한계 속으로 진입하게 됩니다. 이때 대통령의 자유는 외부 강제에 의해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헌법이 설계한 합리성의 궤도 안에서 움직이는 자기 규율적 행위로 나타납니다. 그는 자유롭게 결단하지만, 그 결단의 가능성과 귀결은 이미 헌법 구조에 의해 규율되어 있는 겁니다. 결국,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자율적 행위이면서 동시에 헌법의 통치 합리성이 예정한 구조적 결과를 수행하는 규율된 자유입니다. ③‘행위를 인도하는 기술’: 비상계엄의 이중 구조 푸코가 말한 ‘행위를 인도하는 기술(the conduct of conduct)’은 권력이 타인의 행동을 강제하지 않고, 행동의 가능성의 장(field of possible actions) 자체를 설계해 그 안에서 주체가 스스로 움직이게 만드는 방식을 뜻합니다. 이런 점에서 비상계엄 하의 '행위를 인도하는 기술(The Conduct of Conduct)'은 권력이 '행위 가능성의 장'(헌법 제77조) 안에서 대통령의 행동을 '이끌어주는(conduct)'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의미합니다. 이는 두 가지 차원에서 동시에 작동합니다. ⑴ 타인을 이끄는 행위 (The Conduct of Others): 제도적 유도 우선 권력은 경로를 설계합니다. 헌법(권력)은 대통령의 행위를 물리적으로 억압하지 않습니다. 대신 ‘계엄 선포–국회의 해제 요구-대통령의 해제선언’이라는 일련의 행위 가능성들을 미리 법적 장(field) 안에 배열해 둡니다. 즉, 권력은 “하지 마라”는 명령이 아니라,“이 안에서만 하라”는 가능성의 구도를 설계해 둡니다. 그 결과 대통령의 행위는 제도적 ‘경로’ 위에서만 합리성을 가집니다. “계엄 선포”라는 행위의 장 안에는 이미 “국회 해제 요구”라는 내재된 저항의 경로가 포함되어 있는 겁니다. 이것이 바로 제도적 유도(institutional guidance)입니다. 즉, 권력은 선택을 강제하지 않고, 선택의 합리성 구조를 설계함으로써 행위를 유도합니다. ⑵스스로를 이끄는 행위 (Self-conduct): 구조화된 자기 통제 이제 대통령은 외부의 강제 없이, 제도가 설계한 ‘유일하게 합리적인 경로’를 스스로 따르게 됩니다. 그의 결단은 자율적 결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제도가 내장한 구조적 합리성의 귀결입니다. 비상계엄의 구조는 처음부터 “선포 → 시행 → 해제”라는 자기완결적 순서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통령의 해제 선언은 개인의 효율적 판단이라기보다, 제도적 구조가 예정한 ‘숙명적 결과’입니다. 이때 대통령은 외압에 의해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이 제공한 통치 합리성의 궤도를 스스로 내면화하여 따르는 주체로 기능합니다. 그의 ‘해제’ 행위는 ‘규율된 자유’ 속의 자기 통제(self-conduct), 즉 “자유 속에서 권력의 구조를 수행하는 행위”로 이해됩니다. ◆12.3 비상계엄의 푸코적 이해 : 12.3 비상계엄에 대한 감성적 보복적 해석을 넘어 비상계엄의 핵심 역설은, '비상'이라는 예외상태가 법의 '외부'가 아니라 법의 '내부'에 이미 정상적 절차의 일부로 내장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푸코가 말한 “권력이 예외를 창출하는 동시에, 그 예외를 스스로 흡수하는 통치의 합리성”을 정확히 보여줍니다. 즉, 비상계엄이 법치를 파괴하는 탈법이 아니라, 법이 스스로 비상상황을 승인하고 동시에 통제하는 '자기합리화의 기술'을 내재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권력(법)은 계엄 해제의 조건까지 처음부터 제도 안에 포함함으로써, ‘비상’이라는 예외 상황조차 통치 가능한 질서의 내부로 완벽히 봉합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12.3 비상계엄은 예측 불가능한 혼돈의 상태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는 시작(선포)부터 끝(해제)까지 모두 법과 제도의 틀 속에서 관리되는 정교한 통치 메커니즘입니다. 따라서 계엄의 해제는 일부 수동적인 군인, 해제표결에 참석한 의원등 이들의 의지에 기대어 확보된 민주주의의 승리로 단순히 평가될 수 없습니다. 이미 법에 내재된 ‘복귀 시나리오’의 메커니즘이 예정대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말해, 계엄 해제는, 통치성의 관점에서는 예외적인 통치적 개입이 끝나고, 다시 일상적 규범이 작동하게 하는 내재적 메커니즘의 일부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계엄해제는 자유와 민주주의의 승리가 아니라, 미리 계획된 질서로 사회를 되돌린 숙명적 결과물입니다. 즉 예외상태와 이어진 일상으로의 복귀는 별개의 ‘이분법’이 아니라, 통치 기술의 일부로 이미 구조화 된 자동작동의 결과인 것입니다. 이 지점에서 비상계엄은 內亂과 근본적으로 구분됩니다. 내란은 헌법 질서 '밖에서' 헌정 자체를 '파괴'하려는 불법적 폭력입니다. 이에 반해 12.3 비상계엄은 헌법 '안에서' 예외상태 및 회복시나리오를 통치기술의 일부로 동시에 내장하고 있습니다. 이 메커니즘 안에서 대통령의 행위는 헌법이 구성한 '행위 가능성의 장' 안에서만 작동합니다. 대통령은 자유롭게 비상권을 행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의 자유는 그의 의지와 무관하게 처음부터 '해제'라는 귀결(숙명)을 포함하도록 제도적으로 설계된 '규율된 자유(regulated freedom)'일 뿐입니다. 이처럼 12.3 비상계엄은 헌정 파괴로 귀결되는 것이 아니라, 헌정 수호로 되돌아오도록 설계된 구조적 destiny를 처음부터 내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권력자의 의사결정은, 한 개인의 주관적인 '의지(will)'의 관점이 아니라 그의 행위를 유도하는 객관적인 '메커니즘(mechanism)'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이러한 푸코적 통치성의 시각은 비상계엄을 단순히 ‘한 권력자의 탈법(illegality)’으로 환원하지 않고, 헌법이 설계한 행위 가능성의 장 안에서 작동한 구조적 통치 합리성으로 조명하게 합니다. 결국 12·3 비상계엄을 ‘한 권력자의 탈법적 의도’라는 단선적·도식적 프레임에서 벗어나, 헌법적 메커니즘의 작동으로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권력에 대한 근대적 시각입니다. 이러한 구조적 관점은 '선포–수행–해제'로 이어진 12.3 비상계엄의 전 과정이, 헌법이라는 '행위 가능성의 장'에 의해 처음부터 '헌정 수호'라는 구조적 숙명으로 귀결되도록 설계된 '합헌적 위기관리 메커니즘'이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이 푸코적 관점은 12.3 비상계엄에 대한 감성적 보복적 해석을 넘어 이로 인한 공동체의 갈등과 반목을 해결 수 있는 강력한 토대를 제공합니다. 나아가 이러한 인식은 법과 권력의 관계를 더욱 깊이 성찰하고, 우리 헌정 질서가 가진 내재적 자기조정 능력에 대한 공동체적 이해로 나아가는 길을 열어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12.3 비상계엄은 푸코의 ‘자유 속의 통치’가 현실 정치에서 정교하게 구현된 현실태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 물적분할과 인적분할의 성격 ] 물적 분할 문제의 보완 필요 ◆ 물적분할 ① 물적분할의 성격 = 현물출자 물적분할은 기존기업의 자산 부채를 신설기업에게 포괄 이전하고 신설기업은 주식을 발행하여 주식100%를 기존기업에게 이전하는 분할을 말합니다. 물적분할의 성격은 현물출자와 같습니다. 예를 들어 A사는 전자 사업부와 건설 사업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A사는 물적분할하여 건설사업부의 순자산을 신설기업인 B사에 이전하고, B는 A에게 신주100%를 발행하였습니다. 이러한 물적분할로 인해, A기업의 사업구성은 분할이전의 ‘전자사업부 + 건설 사업부’에서 분할 이후의 ‘전자사업부 + B의 주식’으로 변경됩니다. 이를 분할회계처리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배주주 A사: (차) 종속기업 주식 ×× (대) 건설사업부 순자산 ××, 처분익×× 종속회사 B사: (차) 건설 순자산(공정가액) ×× (대) 자본×× 위의 회계처리처럼, A사는 신설기업B에게 건설사업부의 순자산을 이전하고 그 대가로 B주식을 인수하였습니다. B는 A로부터 건설자산을 이전받고 A에게 B주식을 발행하였습니다. 이처럼 물적분할은 현물출자와 다르지 않습니다. ② 물적분할 성격 = 매각거래 물적분할의 경우, 분할회사는 분할을 매각거래로, 신설회사는 분할회사로부터

[ 감세와 고율관세정책 간의 모순 ] ‘트럼프 2기에 고율 관세가 정책의 핵심’이 되는 이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정책은 감세와 고관세의 조합으로 요약됩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2018년에 발효된 일몰법인 TCJA(감세와 일자리 법 :Tax Cuts and Jobs Act)를 연장 또는 영구화 할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기존의 TCJA에 더하여, 추가 세금 인하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감세로 인해 촉발되는 재정적자는 고율관세로 메울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러한 고율관세는 미국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겨 줄것으로 예상됩니다. ◆ 거침 없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입법 감세를 정책 노선으로 삼은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장애물 없이 원하는 모든 법안을 뚝딱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속해있는 공화당이 대선과 함께 치러진 의회 선거에서 입법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미국 의회에서 법안이 입법화되기 위해선, 동일한 법안이 상원 및 하원에서 각각 통과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하원에서 발의된 법안은 관련 위원회(소위원회의 심사와 청문회, 상임위에서 수정과 표결)를 거쳐 본회의에 회부된 후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됩니다. 하원에서 통과된 법안은 상원으로 전달됩니다. 상원의 관련 위원회를 거친 후 본

[ 기업 다각화의 장단점 ] 산업다각화와 국제다각화의 장단점은? 기업다각화는 산업다각화와 국제적 다각화로 구분됩니다. 이러한 다각화는 각각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산업다각화 산업다각화는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효과를 낳습니다. ①긍정효과다각화로 인해 현금흐름 상관성이 낮을 경우, 다각화는 현금흐름의 안정화 효과를 가져 옵니다. 이러한 현금흐름안정은 기업의 위험을 감소시켜 자본조달비용을 낮추고 부채조달능력을 증대시킵니다. 한 기업이 경기변동에 대해 민감하게 변화하는 경우, 그 기업의 수익은 시장전체의 경기변동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입니다. 기업의 수익률 변동이 시장전체의 수익률 변동과 동조되어 나타나는 겁니다. 이처럼 그 기업의 수익률의 변동성과 시장전체기업들의 평균수익률의 변동성이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면, 이는 그 기업의 체계적 위험인 베타가 높다는 의미입니다. 기업의 베타가 높다면, 그 기업의 자기자본비용은 높아집니다. 또한 자기자본비용과 타인자본비용의 가중평균인 가중평균자본비용도 높아지게 됩니다. 결국 높은 자본비용은 기업 가치를 낮추게 됩니다. 기업 가치는 영업현금흐름에서 자본적 지출을 차감한 금액을 위험(재무위험과 영업위험)과 자본조달활동을 반영한 가중평균자본비용으로 할인한 금액인데, 분자인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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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적 치유의 적용 > [ 말씀 QT ] 성령의 도움으로 마귀를 마음에서 축출하며 “어릴 때 몸이 약했던 청년은 약한 몸 때문에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초등학교시절 친구와 학교 과제물을 만들 때, 친구는 너무 잘하는데 자신은 과제물을 완성 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그는 자신 스스로가 바보같고 무능하다는 느낌을 심하게 가졌다. 대학시절에는 마음에 드는 여자친구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했다가 거절당하는 일이 있자, 그는 ‘나는 관심을 받지 못하는 무가치한 존재인가보다’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품게 되었다. ” (김홍애) 이러한 사례처럼, 우리는 과거의 부정적인 사건등으로 인해 수 많은 상처들을 받으면서 살아갑니다. 거부당함, 자기 연민, 우울, 죄의식, 공포, 슬픔, 열등감, 무가치함등 상한 마음의 올무에 걸리게 되어 그 상처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합니다. 이러한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상처받은 마음의 틈새에 사탄이 살며시 스며들어와 그 상처를 더욱 부추기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부정적인 자화상을 가질 경우, 신자일지라도 고장난 턴테이블의 바늘처럼, 무한반복으로 공회전하며 그 자리에 머물게 됩니다. 즉 수치스러운 상처를 방치하며 더 이상 낫기를 원하지 않게 되는 겁니다. 이때 마귀는 어느새 우리의 내면을 조종하는 운전자가 되어 버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