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인상이 가시권에 접어들었다.미국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노동시장의 추가적인 개선과 인플레이션이 중기적으로 2% 목표에 이를 것이라는 합리적 확신이 들 때’,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준이 되는 에반스 룰은 실업률 6.5%이하, 물가상승률 2.0%이다. 5월 실업률은 5.5%로 낮아졌다. 물가상승률은 올해 0.6%~0.8%로, 경제 성장률은 1.8%~2%로 전망되고 있다.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실업률이 낮아지고 성장률이 2.0%내외로 전망되어 올해 9월 혹은 12월에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김관영의원의 주최로 열린 미국금리인상시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대체로 미국금리인상으로 내외금리차가 축소되어 외국인 자본이 유출될 가능성은 있으나, 그 자금유출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였다.하지만 신흥국시장의 금융 불안정이 한국시장에 전염될 경우, 그 부정적 파급효과는 클 것으로 분석하였다.송인창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국장은 시장불안이 일부 국가에 국한되면 신흥국과 달리 자본유입이 예상되지만, 글로벌 금
사람들이 열심히 일자리를 찾아도 실업이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 그 이유의 하나로 효율임금이론(efficiency wage theory)이 꼽히고 있다. 기업들은 시장에서 형성된 균형임금보다 더 높은 임금을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경우가 있는데, 시장균형임금으로 근로자들을 고용할 수 있는데도 높은 임금을 지불하는 것이다. 기업은 왜 이러한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는 걸까? 이에 대한 설명이 직무태만 모형(shirking model)이다.(Pindyck외) 직무태만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기업이 근로자에게 시장균형임금보다 더 높은 임금을 지불하게 되면, 균형임금보다 더 높은 임금을 받고 있는 근로자들은 해고 시 발생하는 기회비용을 고려하게 되어 현재의 직장에서 생산적으로 일하게 된다. 이처럼 직무태만을 막기 위해 시장임금보다 더 높이 지불되는 임금을 효율임금이라고 한다. 효율임금은 실업이 지속되는 이유의 하나이다. 효율임금이 시장균형임금보다 높아, 효율임금하의 노동량은 시장균형가격에 의한 노동량보다 줄어들게 되어, 실업이 지속되게 된다. ◆ 비대칭 정보는 주인- 대리인 문제를 초래 근로자들은 일단 고용이 되면 열심
“때로 넘어져도 일어나면 된다. 아침은 다시 오니까. 태양은 새로 뜨니까” Question. 안녕하세요? 저는 방송국 카페에서 일하는 바리스타입니다. 스타들을 가까이에서 접하며, 배우의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틈틈이 오디션을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오디션을 칠 때마다 가슴은 무너집니다. 하겠다는 의지만을 가지고 꿈을 이룰 수 있을지, 미래가 그저 두렵기만 합니다. 전 아마도 배우의 재능이 없어 오디션에 번번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절망하여 배우에 대한 꿈을 포기하고자 합니다. 저는 저의 열등함으로 나날이 용기를 잃고 있습니다. Answer. 안녕하세요. 알프레드 아들러입니다. 전 프로이트 박사와도 친분이 있는데요, 빈의 수요모임에서 그와 함께 10년 가까이 정신분석을 연구하였지요. 어떤 일을 잘하지 못하는 것은 능력이나 소질이 없어서 일까요? 아닙니다. 용기가 없어서이지요. 왜 그런지 제 얘기 한번 들어보시죠. ◆원인론과 목적론 한 카페에서 누군가가 당신에게 커피를 쏟자 당신은 큰소리를 칩니다. 당신은 왜 큰소리를 쳤나요? 화가 나서 그랬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혹시 당신은 그 사람으로부터 사과를 받기 위해 혹은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깃들 무렵에야 비로소 날개를 편다.” (헤겔의 ‘법철학’ 서문에서)이 구절에서 ‘(지혜의 여신인)미네르바(가 데리고 다니는)부엉이’는 철학을, ‘황혼’은 한 시대가 마감되는 즈음을 은유한다. 이 두 문구에 의하면, 그 시대의 가치· 정치형태의 의미등은 시대가 혼돈으로 마감되는 시점에야 비로소 해석될 수 있다. 철학자들은 현실을 예견할 수 없고, 단지 사후적으로 현실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예컨대 12세기 프랑스의 자치 주민공동체였던 코뮌이 쇠퇴한 후, 마키아벨리가 시민적 덕목을 중심으로 안정된 공화제 정부의 조건에 대해 연구한 것을 들 수 있다. 그렇다고 뒷북을 치는 현실 분석이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한 시대의 해석은 한 시대를 부정하고 또 다른 시대를 위한 준비가 된다. 이는 마치 밀알이 否定되어 싹이 나와 성장하면 열매가 맺어지고, 애초의 밀알은 더 많은 밀알을 생산하는 이치와 같다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否定은 다시 否定을 낳아 열배 백배의 수확물을 거두게 된다.그러므로 이 시대의 가치를 파악하고 이를 질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내일의 또 다른 태양’을 맞이하기 위한 전제가 될 것이다.◆사회자본의 긍정 효과#1.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정책들은 혼돈스럽다. 전통적으로 국가의 비개입과 개입이라는 거시경제의 이분법에 균열을 가하기 때문이다.그는 사회 진화론적 개인주의에 근거한 레이거믹스(신자유주의)의 부자감세를 발표하면서, 동시에 재정팽창의 케인즈주의를 내걸고 있다. 또한 자유주의와 충돌하는 보호무역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니 생각에 멀미가 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이다. 이러한 모순적인 정책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를 단지 고립주의라 단정할 수 있을까?트럼프의 정책 충돌에 대한 의문은 사회진화론, 자유주의, 그리고 사회유기체론의 사회 도덕률을 단계적으로 검토할 때,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접근은 영국의 사회학자 허버트 스펜서의 논리에 근거하고 있다.◆사회 진화론 - 생물적 적응이론사회진화론은 경쟁에서 適者가 생존하고 不適者는 도태한다는 자연도태이론을 말한다. 가난한 자는 자신의 결함으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며, 부자는 자신의 고통과 재능으로 새로운 상황에 적응한 결과라는 주장이다.이 이론은 생물학의 적응이론인 라마르크 이론에서 비롯되었다. 생물체가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여 이 변화가 계속되면, 이 변이가 생물체에 영향을 미쳐 진보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어떤 집에 돌을 던져 유리창 하나를 깼다. 만약 이 유리창을 갈지 않고 내버려 두면 어떻게 될까? ‘깨진 유리창(broken window)’이론에 의하면, 그 집이 위치한 마을의 모든 유리창이 깨진다고 한다. (이동원)이유는 방치한 유리창은 처벌에 대한 방임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돌 던진 자를 잡지 않고 깨진 유리창을 고치지 않게 되면, 이는 법질서를 어겨도 괜찮다는 신호가 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그 지역의 모든 집의 유리창들은 남아나질 않게 된다.그러므로 법질서를 어길 때, 즉각 처벌을 하게 될 경우 마을은 안전하게 보존된다. 경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지속적으로 처벌하게 되면, 안전한 지역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이치이다.특히, 국가 엘리트들의 불법행위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들의 잘못을 처벌하지 않게 되면 그 영향은 국가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 달리말해 엘리트들의 부패는 파괴적인 부정적 외부효과를 낳게 된다. 제도를 만들고 운영하는 엘리트들이 제도를 어길 경우, 일반인들은 제도에 대한 냉소주의를 품게 된다. 무엇보다 정의의 부재로 준수해야 할 규범이 흔들린다.으◆ 분배의 정의정의가 사회의 가장 큰 관심거리
아침에 숲길을 산책하다 두 갈래 길을 만났다. 사람들이 적게 가서 낙엽이 수북이 쌓여 있는 길이 한편에, 그리고 낙엽을 밟은 흔적이 많은 길이 또 한편에 숲 속으로 펼쳐져 있다. 어떤 길을 택해야 할까? 갈림길에서 어디로 갈지는 ‘판단의 틀’에 달려있다. 선택을 결정하는 준거의 표준이 내면에 배태되어 있다면, 선택을 둘러싼 방황은 사라지게 된다.판단의 표준은 무엇을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기는지를 알려주는 자아 정체성에 담겨 있다.마이클 샌델 등과 함께 대표적인 공동체주의자인 캐나다의 철학자, 찰스 테일러는 판단의 기준이 되는 자아정체성은 ‘타인과의 대화적 관계’에서 해석된다고 말한다.즉 ‘당신은 누구인가?’ 라는 정체성에 대한 질문에 ‘나는 김모씨의 오래된 친한 친구입니다.’라고 답한다면, 이 사람은 김모씨와 신뢰에 기초한 대화적 관계에 놓여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러한 관계성은 자신의 정체성의 일부를 나타낼 수 있다.그러므로 자아정체성은 개인의 행동과 말을 통해 판단하기보다, 기대와 의무가 교환되는 호혜성의 관계를 통해 발견된다는 것이다. 자원을 제공하면 이에 대한 대가가 돌아올 수 있다는 일방의 기대와 이러한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타방의 의무가 조화되어 구축
#. 할리우드 스타 조니 뎁은 어려운 가정 형편에서 자란 고교 중퇴생이었다. 그는 20대 초반에 TV시리즈 21 점프 스트리트의 주연을 맡아 인기와 적지 않은 돈을 얻게 되었다. 시리즈 편당 4만 5000달러를 받은 그는, 하지만, 시리즈 도중에 연속극에서 스스로 하차하였다. 할리우드의 ‘제품’이 되고 싶지 않아서였다.이후 그는 영화가위 손을 거쳐 캐리비안 해적에서 잭 스패로우 역으로 출연료 1000만 달러를 제안 받았다. (호아킴 데 포사드의 「마시멜로 이야기」중에서)작가는 이 책에서 조니 뎁이 세계적인 영화배우로 성공한 것은 당장의 보상을 늦추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조니 뎁은 TV시리즈에서 상당한 돈을 받을 수 있었지만, 장기 목표를 위해 과감히 현재의 달콤함을 포기했다는 것이다.이렇게 현재의 보상을 지연시키고 미래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인내한다면, 포기한 보상을 뛰어넘는 창대한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조니 뎁의 2004년 시사주간지 TIME과의 인터뷰에서, 그의 목표를 엿볼 수 있다. “내게 도전이란 평범한 영화 개념에 들어맞지 않는 뭔가를 하는 것이다. 그게 아니면 왜 내가 있겠는가?”라고 말했다.「마시멜로 이야기」의 요지는 조니 뎁의 예
Question안녕하세요? 거절남(rejected man)입니다.제가 저의 별명을 스스로 이렇게 붙인 이유는 아무도 저를 원하지 않는다고 느껴서 입니다. 저를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하니, 불안하고 두렵고 심지어 공포감마저 느껴집니다. 대학을 졸업한 후 수십 번의 낙방 후에 간신히 작은 회사에 들어갔습니다. 게다가 지금 다니는 회사 사장님은 제가 불필요한 인력이라며 책상을 빼 주길 바라는 눈치입니다. 무엇보다 훨씬 참기 어려운 고통은 여자 친구의 이별통보였습니다. 진실과 진심으로 사랑했던 여자 친구가 느닷없이 ‘나, 다른 사람이 생겼어’라며 저에게 등을 돌렸습니다. 그 때 제 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아끼고 키워 온 소중한 꽃과 같은 사람으로부터 거절당했다는 배신감에 심장은 폭발해 버릴 지경이었습니다.전 분노와 좌절의 상처를 잊기 위해 이전에 멀리하였던 술과 담배에 젖어 있습니다. 술기운이 떨어지면 아픔이 다시 생생히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다시 오늘도 술을 마십니다. 쓰라린 거절의 상처가 지금도 아물지 않고 빨갛게 남아 있는데, 어떻게 하면 상처를 아물게 할 수 있을까요?Answer안녕하세요, 지그문트 프로이트입니다. 마음의 상처를 곪게 하는 원인
그림을 그릴 때, 기술을 먼저 배워야 할까? 그릴 대상을 먼저 찾아야 할까?마찬가지로 사랑을 할 때, 사랑하는 사람을 우선 골라야 할까? 사랑에 대한 태도를 익히는 것이 우선일까? 그림(사랑)의 기술을 습득하지 못한 채, 대상만을 구하게 된다면, 그 사랑은 결국 실패로 끝날 위험이 있다고 에리히 프롬은 말한다.이러한 질문은 사랑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성격과 사랑에 대한 태도라는 지적과 이어진다. 두 가지 대안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결정에서, 그 판단 기준에 영향을 미치는 힘은 무엇일까? 이를테면 젊은 여자로 하여금 돈 많고 사회적 지위가 높은 중년 남자와 미래의 잠재력만을 지니고 있는 젊은 청년 중 한 사람을 선택하도록 할 때, 어떠한 힘이 젊은 여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까? 판단은 실제로 성격의 결과라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의 지적이다. 논리적 치밀한 추론보다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들의 태도가 판단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우디 앨런의 카페 소사이어티는 한 여자에 두 남자가 얽히는 관계를 통해 이러한 선택의 문제를 관객에게 질문한다.영화엔 스토리를 이끄는 세 남녀가 등장한다. 1930년 대, 할리우드에서 성공을 꿈꾸는 뉴욕출신 청년 남자 바비(제시
"창밖에 앉은 바람 한점에도 사랑은 가득한 걸,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없어, 바램은 죄가 될테니까"같은 노래일지라도 부르는 사람에 따라 노래의 질감은 같지 않다.이를테면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에서, 성악가 바리톤 김동규는 마음을 따뜻이 위로해주고, 뮤지컬 가수 임태경은 가슴을 촉촉이 적신다.마찬가지로 바흐의 무반주 첼로 곡을 연주하는데 있어, 로스트로포비치와 카잘스는 각각 다른 해석을 보여준다. 로스트로포비치는 음정의 충실함에, 카잘스는 정신과 열정에 연주의 초점을 맞춘다. (김선욱)이렇게 연주자의 개성들은 음악세계에서 다양성과 복수성(plurality)을 기초로 하여 공존한다. 우리의 활동도 예술처럼 다양성과 개성을 드러내는 행위이다. 공론장에서 말과 토론으로 개성이 표현되면서 복수성은 꽃을 피운다.◆복수성은 곧 인간다움을 만드는 것복수성의 목표는 무엇일까? 정치 사상가 한나 아렌트에 의하면 다원성은 인간다움이 묻어나는 (정치)행위의 전제조건이다. 복수성은 개인의 이익 추구보다 인간성을 실현하는 과정인 행위의 재료가 된다. 사람의 활동은 노동(labor)· 작업(work)· 행위(action)로 三分된다고 아렌트는 분석한다. 행위는 정치 행위로도 불린다.
한국 사람에 대한 칭찬의 하나가 통이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일을 크게 저지른다. 하지만 앞뒤 안 재고 일을 크게 저지르니, 뒷감당을 못한다. 남겨진 짐은 애꿎은 제3자의 어깨에 올려 진다.반면 일본사람은 꼼꼼하고 섬세하다는 호평이다. 하지만 의사결정이 느리고 지지부진한 경우가 있다. 이렇게 결정 하세월로 적시 대응에 실패한다.이러한 사람의 행태는 개인의 의식의 결과로 볼 수 있지만, 오히려 사람의 의식은 이를 결정하는 존재, 예컨대 제도에 의해 결정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예를 들어, 일본의 장기침체의 원인에 대한 분석의 하나는 일본정부가 부실채권을 지연시켰다는 것이다. 부실채권은 투자와 소비심리를 위축시킨다. 부실채권누적으로 은행의 대출이 약화되어 화폐수요가 증가하게 된다. 이는 기업의 투자를 감소시키고 소비를 줄이는 원인이 된다.그럼에도 일본정부는 적극적이고 신속한 부실채권처리에 나서지 않았다. 그 이유에는 일본의 정부형태의 특징이 도사리고 있다. ◆장기침체를 초래한 방아쇠는? 주가 폭락과 부동산 가격 하락일본경제를 장기 침체에 빠뜨린 방아쇠는 1990년대 초반의 자산 가격 폭락이었다.먼저 자산에 거품이 만들어졌다. 그 과정은 「1985
한 남자가 거리에서 팻말을 들고 있습니다. 팻말엔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I Hug You for nothing,” 공짜로 안아준다고? 저 남자는 왜 안아 준다는 거지?우리는 친한 친구끼리 통화를 할 때, 보통 첫 마디가 “어디야?”입니다. “안녕한가”라는 물음 대신 ‘지금 네가 있는 곳이 어디냐’며 친구의 소재를 탐문합니다. 이렇게 장소를 추궁당하면, 친한 친구 사이일지라도 ‘내가 어디에 있든 네가 뭔 상관이야’라고 불쾌감을 나타낼 수도 있습니다.하지만 정신분석학자들은 이 질문은 종로, 잠실등 구체적인 공간적 장소를 묻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인 장소에 대한 관심이라고 합니다. 어떠한 심리적 현실에 살고 있느냐는 다소 철학적인 안부 인사라는 겁니다. 당신이 우울, 초조, 열등감, 분노등 심리적 불안에 놓여 있는지, 아니면 위로 평화, 행복등 안정된 공간에 위치에 있는가라는 심리에 대한 관심의 표현이라는 것입니다.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윌의 반사회적 경향과 부모의 학대영화의 주인공, 갓 20살의 윌 헌팅턴은 가슴에 불을 묻어 놓고 있습니다. 윌은 부모에 버림받고, 양부에게 걸핏하면 폭행을 당했습니다. 양부는 ‘늘 탁자에 렌치와 막대기와 혁대를 늘어놓
좋은 스토리텔링은 상투성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다. 관행의 추종대신 새로운 발명품을 고안해 낼 때, 관객과 스토리는 연대를 형성하게 된다. 예를 들어, 영화사에 빛나는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알프레드 히치콕의 현기증(vertigo)은 중층적인 장르의 변주로 관객들을 스토리에 감정을 싣게 한다. 스릴러물로 시작된 영화는 러닝 타임의 3/4이 흐른 시점에서 스릴러 내러티브에 결말을 맺고, 이어 서스펜스가 가미된 드라마로 장르의 변화를 꾀한다. 이러한 장르의 비틀기는 기대와 두려움의 팽팽한 줄다리기 속에서 관객을 스토리 안으로 몰아넣는다.영화 터널도 단선적인 서사를 거부하고 상투성과의 전쟁을 치열히 치른다. 재난영화의 문법, 즉 영웅이 등장하여 장애를 뚫고 대중을 구한다는 화석화된 서사에 완강히 저항한다.집으로 가는 길에, 정수(하정우)는 완공된 지 며칠 안 된 터널의 붕괴로 매몰된다. 그는 휴대폰, 생수 두병, 딸에게 줄 생일 케이크로 구조를 기다려야한다.하지만 정수의 구조는 터널 부실공사의 탓으로 기약 없이 늦추어진다. 그 와중에 구조본부대장 경대(오달수)와 정수의 아내 세현(배두나)에 여론은 등을 돌리기 시작한다.터널의 장르의 변주는 이야기가 펼쳐지는 공간의
“아직은 나의 우주 안, 나아가야 할 미래. 깊이를 알 수 없는 절망이라는 암연에 늪. 나는 잠시 모든 것으로부터 탈출하여 그 늪에 편안히 몸을 뉘어본다. 비로소 나의 몸과 마음에 찾아든 자유. 나는 그 늪 속에서 용기와 희망 그리고 사랑의 꽃 봉오리에 따스한 청춘을 불어 넣는다.” (Rosa, 전주 자만 벽화마을에서)머리카락이 묶음으로 갈라져 흩날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살포시 눈을 감고 살짝 고개를 숙인 채 평온과 고요함에 젖어 있습니다. 희망을 찾을 수 없는 시대에도, 생명의 희열과 희망을 나타내는 녹색을 마음 판에 새기며 머리카락에 핀 꽃 봉오리를 꿈꾸고 있나 봅니다. 미국이 불황의 늪에서 고통을 받고 있던 1930년대, 하버드 대학의 교수인 조지프 슘페터는 수강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네들은 불황에 시달리고 있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네. 자본주의에 불황은 적당한 단비인 법이지.” (이토 미쓰하루)슘페터는 불황을 경제 체계의 정상적인 적응과정으로 본 것입니다. 이는 유효수요 부족으로 장기에 모두 죽을 것이라는 케인즈의 암울한 예언과는 사뭇 다른 인식입니다.위의 벽화를 그린 청년 화가 Rosa 또래의 청년들도 지금은 비록 절망의 늪과 마주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