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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머레이 에델만의 상징정치] 정치는 제도의 설계가 아니라, 상징의 언어다

-상징 조작의 정치와 더불어민주당의 사법개혁

정치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상식적으로 정치는 법률을 제정하고 제도를 운용하여 사회의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미국의 정치학자 머레이 에델만(Murray Edelman)은 정치를 ‘불안의 상징적 관리(Symbolic Management of Anxiety)’로 정의합니다.  그에게 정치는 정책의 실효성뿐 아니라, 상징(언어, 이미지, 행위)을 통해 국민의 집단적 불안, 희망, 두려움을 형성하고 다루는 과정입니다.

2025년 10월 현재, 대한민국 정국의 핵심 사안으로 떠오른 더불어민주당의 사법부 개혁은 에델만의 이론으로 분석할 때, 단순한 제도 개혁을 넘어 대중의 감정을 동원하는 상징 조작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 머레이 에델만의 이론 - 불안의 조직화와 상징 조작

에델만의 이론은 정치가 대중의 감정을 활용하여 권력을 유지하고 정당성을 확보하는 과정을 분석합니다. 

그의 이론에서 ‘불안 관리’는 반드시 긍정적인 ‘치유’로 귀결되지 않으며, 때로는 의도적인 조작과 동원의 수단이 됩니다.

① 정치의 본질: 상징을 통한 현실의 재구성

에델만에게 정치는 객관적인 현실을 다루는 행위가 아닙니다. 오히려 정치는 상징을 통해 대중의 현실 인식을 규정하는 활동입니다. 

그는 정치가 대중의 “무엇을 원하는지(what they want), 무엇을 두려워하는지(what they fear), 무엇이 가능하다고 느끼는지(what they regard as possible)”를 형성한다고 보았습니다. 즉, 정치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창문이 아니라, 현실을 특정 방식으로 보이게 만드는 렌즈입니다. 


② 불안 관리의 메커니즘: 두려움, 욕망, 가능성

에델만은 정치가 다음의 세 가지 축을 통해 대중의 인식을 체계적으로 조작한다고 보았습니다.

1.두려움(Fear)의 설정: 정치는 대중의 막연한 불안감에 구체적인 ‘공공의 적’이라는 이름을 붙여줍니다.

2.욕망(Want)의 제시: 일단 공포의 대상이 설정되면, 정치는 그 공포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대중의 심리를 이용해 매력적이지만 종종 모호한 ‘욕망’의 이미지를 제시합니다.

3.가능성(Possible)의 독점: 마지막으로, 정치는 자신들이 제시하는 정책이나 리더십만이 그 욕망을 실현할  유일하게 '가능한' 길이라고 규정합니다.

③상호작용: 서로를 비추는 두 개의 거울

이러한 상징 조작은 일방적인 주입이 아니라, ‘두 개의 거울’로 이루어진 상호작용입니다. 즉 정치가 상징을 비추면(첫 번째 거울), 국민은 그것을 내면화하여 지지나 반대의 형태로 다시 정치에 되비춥니다(두 번째 거울). 이 순환 과정 속에서 사회적 현실이 구성됩니다.


◆애델만 이론의 적용 : 기후 변화 대응 정책

에델만의 이론은 2020년대 초반 글로벌 기후 변화 대응 정책에서 명확히 드러납니다.

①첫 번째 거울: 정치가 국민의 감정을 비추는 과정

1. 두려움(Fear) 비추기: 
정치의 첫 단계는 불안에 이름을 붙이는 것입니다. 2020년대 초반, 많은 정부는 기후 변화를 ‘인류 생존의 위협’으로 상징화하여, 국민의 막연한 환경 불안을 ‘기후 위기’라는 구체적인 공포로 전환했습니다.

2. 욕망(Want) 비추기: 
다음으로, 정치는 그렇게 형성된 공포 위에 ‘지속 가능한 미래’와 ‘녹색 성장’이라는 긍정적 욕망을 제시했습니다. 이를 통해 불안이라는 감정을 희망의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3. 가능성(Possible) 비추기: 
마지막으로, 정치는 ‘함께하면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었습니다. 이 추상적인 가능성은 재생에너지 투자와 같은 구체적인 정책 행동과 결합하여 제시되었고, 이를 통해 시민과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효과적으로 유도했습니다.

②두 번째 거울: 국민의 재해석과 피드백

정치가 메시지를 보내면(첫 번째 거울), 국민은 이를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재해석하고 그 결과를 다시 정치에 되돌려줍니다(두 번째 거울). 기후 변화 대응 정책에서 이 과정은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1. 국민의 재해석: 하나의 메시지, 여러 개의 의미
정부가 제시한 ‘기후 위기’라는 거대 담론을, 많은 시민들은 ‘우리 동네의 홍수’나 ‘내 가족의 건강’처럼 자신과 직결된 안전의 문제로 받아들였습니다.

한편, 일부 기업이나 특정 산업계는 탄소배출권거래등과 같은 글로벌 정책을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과도한 부담’으로 재해석하기도 했습니다. 

2. 피드백과 정책 조정: 끊임없는 순환
이렇게 서로 다른 재해석은 상반된 형태의 피드백으로 정치권에 전달되었습니다. 

환경단체와 시민들은 정책을 지지하는 시위나 캠페인으로 긍정적 피드백을 보냈습니다. 반대로, 비용 부담을 우려하는 기업들은 부정적 피드백을 원했습니다.

결국, 정부당국은  이러한 상반된 피드백을 모두 수용하여, 정책을 미세하게 조정해야 합니다.  

이처럼 정치와 국민이 서로의 신호를 읽고 반응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과정이 바로 ‘두 번째 거울’의 핵심입니다.


◆ 머레이 에델만의 이론의 적용 - 더불어민주당의 사법부 개혁

2025년 10월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를 통해 추진하는 사법부 개혁은 머레이 에델만의 상징정치 이론으로 분석될 수 있습니다. 대법관 증원, 법관 평가제, 압수수색영장 사전 심문제, 재판소원도입등의 의제들은, 국민의 감정을 특정 방향으로 이끌어 정파적 이익을 추구하려는 상징 조작이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습니다.

①첫 번째 거울: 민주당이 국민의 감정을 만들어내는 과정

정치의 첫 역할은 국민의 막연한 감정에 구체적인 이름과 방향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민주당의 전략은 다음과 같이 분석됩니다.

1. 두려움(Fear)의 설정: 
민주당은 먼저 사법부를 “권력 남용의 중심”으로 상징화하며, ‘사법농단’과 ‘정치적 편향’을 반복적으로 강조합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 관련 재판을 ‘사법부의 민주주의 위협’으로 프레임화하여, 국민의 막연한 사법 불신을 ‘사법 권력에 대한 구체적인 공포’로 전환시킵니다. 이는 경제·안보와 같은 국민의 실질적 불안을 뒤로하고, 정파적 이익를 위한 상징 조작이라는 비판을 받습니다.

2. 욕망(Want)의 제시: 
이렇게 만들어진 공포 위에, 민주당은 “국민 주권 강화”와 “공정 사법”이라는 매력적인 희망의 이미지를 제시합니다. 대법관 증원이나 시민 참여 확대를 ‘엘리트 사법부의 개혁’으로 포장하여, 국민이 “이것이 바로 우리가 원하는 공정한 미래”라고 느끼게 만듭니다. 그러나 이 욕망은 국민의 실질적인 욕구(경제 안정, 일자리)와는 거리가 있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3.가능성(Possible)의 독점 : 
마지막으로, “국민과 함께 사법부를 바꿀 수 있다”는 구호를 통해 자신들의 개혁안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믿음을 제시합니다. 사개특위의  입법 추진은 이러한 변화가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하지만, 동시에 ‘삼권분립 붕괴’라는 또 다른 공포를 낳고 있습니다. 

②두 번째 거울: 국민이 정치에 되비추는 과정

국민은 정치가 던진 메시지를 각자의 경험과 신념에 따라 재해석하고, 그 결과를 다시 정치에 되돌려줍니다.

1.분열된 재해석: 
민주당의 메시지는 사회를 하나로 묶기보다, 오히려 극명한 분열을 낳고 있습니다.
  
지지층은 ‘사법농단 공포’를 ‘내 기본권이 침해받는다는 불안’으로, ‘공정 사법’을 ‘내 삶의 안정’으로 재해석하며 개혁을 강력히 지지합니다. 반면, 반대층과 법조계는 이를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사법부 장악’으로 재해석하며, ‘법치주의 파괴’에 대한 새로운 공포로 느낍니다.

2. 극단적 피드백: 
이러한 분열된 재해석은 정치권에 극단적인 형태로 피드백됩니다. 

지지층은 여론조사등을 통해 개혁의 동력을 제공하지만, 반대층은 ‘반헌법적 행위’라며 강력한 저항에 나서고 있습니다. 


◆상징 조작의 정치와 그 위험성

결론적으로, 머레이 에델만의 이론은 정치가 종종 진실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권력 유지를 위해 현실을 재구성하는 ‘상징 조작(symbolic manipulation)’의 과정임을 경고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사법부 개혁은, 사회적 합의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기보다, 대중의 감정을 동원하려는 전형적인 상징 조작 전략으로 분석됩니다.

이 사안은 정치의 본질이 때로는 문제 해결이 아닌, 상징을 통해 현실 인식을 지배하려는 ‘정파적 이익 획득을 위한 상징 조작’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냉정한 사례입니다. 민주당은 투명한 공론화와 합의 과정을 통해 이러한 비판을 완화하고, 진정한 개혁의 정당성을 확보해야 할 것입니다.









[ 확률왜곡 곡선 ] '희망·공포·확실성·절박함'이 만드는 비합리적 선택 주류 경제학은 인간을 합리적 존재로 가정합니다. 그러나 실제 인간은 객관적 확률보다 「희망, 공포, 확실성, 절박함」 같은 감정에 이끌려 확률을 비이성적으로 왜곡합니다. 즉 희망에 복권을 사고, 공포에 비행기를 피하며, 확실성을 찾아 보험을 중복 가입하고, 절박함에 주식을 물타기합니다. 합리적 계산보다 감정이 확률을 왜곡하는 것입니다. 정치적 프레임이 성공하는 이유도 그것이 논리적으로 옳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의 비합리적 심리를 정교하게 파고들기 때문이다. ◆ 확률왜곡 곡선 낮은 확률을 과대평가하고, 높은 확률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은 확률가중함수에 근거한 확률왜곡곡선(inverse-S curve) 으로 설명됩니다. 이 곡선은 실제 확률이 마음속에서 어떻게 뒤틀리는지를 보여줍니다. ① 역 S자 모양 위 그래프의 역 S자 형태는 ‘위로 볼록 → 아래로 볼록’의 전환을 보여줍니다. 가로축(x축)은 실제 확률을 나타냅니다. 세로축(y축)은 심리적 가중 확률값을 의미합니다. 45도 점선은 실제 확률과 심리적 확률이 일치하는 이상적 상황을 나타냅니다. 반면, 역 S자 모양의 실선은 왜곡된 심리적 확률을 보여줍니다. 작은 확률 구간(왼쪽)은 위로 볼록, 큰 확률 구간(오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