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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조세 중립성 훼손하는 동결효과의 실체 [ 장기보유특별공제 논쟁 ①]

-결집효과 → 세부담 급등 → 자산 고착 → 거래 감소 → 박막 시장화 → 가격 발견 기능 약화 → 자본 배분 왜곡 → 성장 잠재력 저하

장기보유특별공제(이하 장특공제)를 둘러싼 논쟁의 본질은 자본이득세가 초래하는 동결효과(Lock-in Effect)를 어떻게 진단하고 해결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동결효과는 자산 보유자가 세금 부담 때문에 매각을 포기하거나 미루면서, 자원이 경제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곳으로 흐르지 못하고 현재의 보유 구조에 고착되는 현상입니다. 이는 단순한 거래량 감소를 넘어 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을 마비시키고 자본의 생산적 이동을 차단하는 구조적 왜곡입니다.

장특공제 유지론자, 폐지론자 모두 이 동결효과의 심각성에는 동의합니다. 이하는 동결효과의 개념과 그 문제점을 정리합니다.


◆ 동결효과란 무엇인가,
 
동결효과(Lock-in Effect)란 자산 보유자가 자산을 매각할 경우 발생하는 세금 부담 때문에, 경제적으로는 매각과 재배분이 더 합리적인 상황에서도 기존 자산을 계속 붙들고 있게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는 단순히 “팔기 싫다”는 심리적 주저가 아니라, 세금이 실질적인 거래 비용으로 작동하여 자산 이동을 구조적으로 억제하는 경제적 현상입니다.
 
동결효과의 핵심은 자산 보유자의 선택 기준이 시장의 수익성·생산성·주거 필요 변화가 아니라, 세금 회피 여부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에 있습니다. 원래라면 더 나은 투자처로 이동하거나, 더 적절한 규모의 주택으로 옮기거나, 위험이 커진 자산을 정리해야 하지만, 매각 순간 발생하는 조세 부담이 그 선택을 가로막습니다.
 
즉 동결효과는 자산이 “경제적으로 최적인 곳”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곳”에 고착되게 만드는 현상입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동결효과는 단순한 세제상의 불편이 아니라, 시장 기능과 자원 배분을 왜곡하는 구조적 문제로 이해됩니다.
 

◆동결효과의 발생 메커니즘
 
동결효과를 이해하려면 그 전제 조건인 결집효과(Bunching Effect)를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결집효과란 장기간에 걸쳐 형성된 소득이 실현되는 시점에 한꺼번에 과세되면서, 누진세율 구조로 인해 세 부담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조세 체계의 구조적 특성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조세 체계는 자산 가격이 상승할 때마다 세금을 매기는 발생주의가 아니라, 자산을 실제로 매각하여 소득이 손에 들어오는 시점에 과세하는 실현주의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년 동안 매년 1,000만 원씩 가치가 상승한 자산을 올해 매각한다면, 올해 1억 원의 소득이 한꺼번에 잡히게 됩니다. 이때 누진세율이 적용되면 매년 분산해서 세금을 냈을 때보다 합산 세액이 훨씬 커지는데, 이것이 바로 결집효과입니다.
 
결국 이 결집효과가 동결효과를 낳는 원인이 됩니다. 자산 보유자는 지금 팔면 수억 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는 인식 앞에서 매각을 포기하거나 무기한 연기하게 됩니다. 즉, 과도한 세금이 일종의 거대한 거래 비용(Transaction Cost)으로 작용하여 시장에서의 자발적인 자산 교체를 가로막는 것입니다.
 
이를 더 압축하면 다음과 같은 구조입니다.
 
장기 보유 → 양도차익 누적 → 실현 시점 과세 → 누진세율에 따른 세액 급등 → 매각 기피 → 자산 고착
 
이때 중요한 점은, 동결효과가 단지 거래량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거래의 축소는 표면적 결과일 뿐이며, 그 밑에서는 자산의 재배치 기능, 가격 발견 기능, 생산적 투자로의 이동 기능이 동시에 약화됩니다.

따라서 동결효과는 거래 감소 현상이라기보다 시장 순환 메커니즘 자체의 둔화 또는 정지 로 이해하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 동결효과가 유발하는 4가지 경제적 문제
 
(1) 포트폴리오 준최적화 (Sub-optimal Portfolio)

자산 보유자는 위험 대비 수익률(Risk-adjusted Return)을 최적화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자산을 재구성(Rebalancing)해야 합니다. 그러나 동결효과는 이 과정에 ‘세금’이라는 거대한 마찰 비용을 발생시킵니다.

이러한 마찰비용은 두 가지 왜곡을 초래합니다.

①우선 위험관리의 실패입니다.

이는 자산의 기대수익이 하락하거나 변동성이 커져 위험 대비 수익률이 악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매각 시 발생하는 세금 부담 때문에 합리적인 시점에 자산을 교체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본래라면 투자자는 위험을 줄이거나 더 나은 자산으로 이동해야 하지만, 세금이 재배치의 비용으로 작용하면서 그 결정을 지연하거나 포기하게 됩니다. 

그 결과 투자자는 의도하지 않은 위험에 계속 노출되며, 포트폴리오는 시장 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채 비효율적으로 유지됩니다.

②다음으로 자본 유지의 함정입니다.

자본 유지의 함정이란, 세금으로 인해 재투자 자본이 줄어드는 것을 피하기 위해 자산의 질적 개선을 포기하고 기존 자산을 유지하는 선택이 반복되면서, 비효율적인 포트폴리오가 고착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는 세금 부담 때문에 자산의 질보다 ‘원금 규모’를 지키는 선택을 하게 되는 왜곡된 상태를 말합니다. 자산을 매각하면 양도세로 인해 재투자 가능한 자본이 줄어들기 때문에, 투자자는 더 나은 투자처가 존재하더라도 현재 자산을 유지하는 쪽을 선택하게 됩니다. 결국 의사결정의 기준이 기대수익이나 효율성이 아니라, 세금 이후 남는 자산 규모로 바뀌게 됩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자산 보유자가 기존 자산을 매각하면 양도세를 납부해야 하고, 그 결과 재투자에 사용할 수 있는 순자산(After-tax capital)이 줄어듭니다.

이때 투자자는 두 가지 선택에 직면합니다.

‘더 나은 자산으로 이동하되, 세금을 내고 줄어든 자본으로 다시 시작할 것인가, 아니면 세금을 피하고 현재 자산을 그대로 유지할 것인가’

동결효과가 작동하는 상황에서는 많은 경우 후자가 선택됩니다. 즉, “더 좋은 투자처가 있어도, 세금 때문에 자산을 바꾸지 않고 규모를 유지하는 선택”이 반복되면서 자본 유지의 함정이 형성됩니다.

이 개념의 핵심은 다음 두 가지입니다.

우선 질보다 양의 선택입니다. 자산의 기대수익이나 효율성보다, 세금 이후 남는 ‘덩치’를 기준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집니다. 특히 재투자 왜곡입니다. 세금을 내는 순간 원금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비효율 자산에 계속 머무르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자본 유지의 함정은 자산 재배분 세금에 의해 억제되면서, 비효율적인 포트폴리오가 장기적으로 고착되는 상태 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종합하면, 포트폴리오 준최적화란 세금이라는 마찰 비용 때문에 자산 재배분이 억제되면서, 위험 관리가 실패하고 자본이 비효율적으로 고착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2) 생산적 자본 배분의 왜곡 (Capital Misallocation)

경제 전체의 관점에서 자본은 성장성이 낮은 성숙 산업에서 혁신적인 신산업으로 끊임없이 흘러가야 합니다. 동결효과는 오래된 자산에 자본을 묶어두어, 벤처나 스타트업 같은 생산적인 분야로 흘러가야 할 신규 자금의 공급을 차단합니다. 이는 자본의 이동성을 저해하여 장기적인 경제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자본의 이동이 막히면 단지 새로운 부문이 자금을 덜 받는 것만이 아니라, 낮은 생산성 부문이 과잉 존속하는 효과도 나타납니다. 원래라면 더 효율적인 곳으로 이동했어야 할 자산이 기존 영역에 머무르면서 경제 전체의 자원 배분 효율이 떨어집니다.

결국 동결효과는 “새로운 곳으로 흐르지 못하는 자본”의 문제이자, 동시에 “낡은 곳에 과도하게 남아 있는 자본”의 문제입니다.
 
(3) 시장 유동성 저하와 박막 시장(Thin Market)화

① 공급 곡선의 비탄력화

동결효과는 공급 곡선의 비탄력화를 초래합니다. 주택 시장을 예고 들면, 이미 집을 가진 사람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으면서 기존 주택 공급 곡선이 왼쪽으로 이동하고 경사가 가팔라지는 비탄력화가 발생합니다.

비탄력화(Steeper Supply Curve)란 가격이 올라도 세금 부담(Lock-in)이 그 상승분보다 크거나 비슷하다면, 소유자는 팔지 않고 견디는 쪽을 택합니다. 결과적으로 가격 변화에 대해 공급량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비탄력적인 상태가 되는 겁니다.

② 박막 시장

매물이 잠기면 시장은 거래 참여자가 극도로 줄어드는 박막 시장이 됩니다.

박막 시장이란 단순히 “거래가 적은 시장”이 아닙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시장이 가격을 안정적으로 발견하고 조정할 만큼 충분한 거래 두께(depth)를 상실한 상태입니다. 시장의 두께가 얇아지면 다음과 같은 현상이 나타납니다.

첫째, 대표성의 상실입니다. 정상적인 시장에서는 수많은 거래가 누적되며 적정 가격이 형성됩니다. 그러나 박막 시장에서는 급매 한 건, 특수 관계 거래 한 건, 혹은 특정 단지의 예외적 고가 거래 한 건이 전체 시세인 것처럼 받아들여집니다. 시장 가격이 더 이상 시장 전체의 평균적 판단을 반영하지 못하고, 소수의 비정상적 거래에 의해 왜곡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둘째, 호가 스프레드의 확대입니다. 매도자는 높은 세금을 감안해 더 높은 가격을 원하고, 매수자가 그 가격을 부담스러워합니다. 이때 매도호가와 매수호가 사이의 간극이 커지면서 거래 자체가 성립하기 어려워집니다. 거래가 적으니 가격 신호는 더 불명확해지고, 가격 신호가 불명확하니 거래는 더 줄어드는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셋째, 가격 변동성의 비정상적 확대입니다. 거래량이 풍부한 시장에서는 큰 거래가 나와도 가격이 비교적 완만하게 조정됩니다. 하지만 박막 시장에서는 한두 건의 거래만으로 가격이 급격히 뛰거나 꺾일 수 있습니다. 매물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대기 수요가 몰리면 신고가가 연속적으로 형성되고, 반대로 급매 한 건이 나오면 그것이 전체 시장의 하락 신호로 과장될 수 있습니다. 즉 박막 시장은 안정성이 높은 시장이 아니라, 오히려 작은 충격에도 크게 흔들리는 취약한 시장입니다.

넷째, 가격 발견 기능의 마비입니다. 시장은 본래 거래를 통해 자산의 상대적 가치를 확인하는 메커니즘입니다. 그러나 거래가 지나치게 줄어들면 가격은 더 이상 정보의 집합이 아니라, 우연한 사건의 결과가 됩니다. 이 상태에서는 정부도, 시장 참여자도, 심지어 금융기관도 자산의 적정 가치를 판단하기 어려워집니다. 정책 판단의 기준도 흔들리고, 담보가치 평가나 투자 판단 역시 왜곡되기 쉽습니다.

다섯째, 정보 비대칭의 심화입니다. 거래가 활발한 시장에서는 공개된 실거래 정보가 많아 비교적 쉽습니다. 그러나 박막 시장에서는 정보가 부족해 개별 참여자의 정보 우위가 커집니다. 매수자는 자신이 비싼 값을 치르는 것 아닌지 의심하고, 매도자는 시장이 더 오를지 내릴지 판단하지 못해 결정을 미룹니다. 그 결과 시장은 더욱 움츠러듭니다.

결국 박막 시장은 거래 감소의 단순한 결과가 아니라, 가격 발견 기능의 약화, 변동성 확대, 정보 비대칭 심화가 결합된 시장 기능 부전 상태입니다. 이 점에서 동결효과는 단지 “매물이 좀 줄어드는 현상”이 아니라, 시장의 가장 핵심적인 조정 장치를 마비시키는 구조적 위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주거 사다리의 단절

경제학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입니다. 가구 분화나 직장 이전 등에 따라 이동해야 할 사람들이 세금 때문에 현재 주택에 고착되면서 주거 서비스의 효율적 배분이 막히게 됩니다. 이는 주택이라는 한정된 자원이 그것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돌아가지 못하게 하여 사회적 후생 손실을 초래합니다.

예컨대 자녀가 독립해 더 이상 큰 집이 필요 없는 가구가 세금 부담 때문에 기존 주택을 팔지 못하고 그대로 거주한다면, 그 주택은 더 넓은 공간이 절실한 가구에게 이전되지 못합니다. 반대로 직장 이동이나 교육 문제로 다른 지역으로 옮겨야 하는 가구도 양도세 부담 때문에 이동을 늦추게 됩니다. 이는 단순한 개인 불편의 문제가 아니라, 주택 서비스 전체가 비효율적으로 배분되는 문제입니다.

주거 사다리의 단절은 결국 세 가지 손실을 낳습니다.
첫째, 가구의 생애주기 변화에 맞는 주택 이동이 막힙니다.
둘째, 지역 간 노동 이동이 둔화됩니다.
셋째, 기존 주택 재고가 필요한 수요자에게 이전되지 못하면서 사회적 후생이 감소합니다.
 

◆동결효과의 조세 중립성의 훼손: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멈추는 지점

OECD는 이러한 동결효과를 조세 중립성(Tax Neutrality)의 훼손이라는 관점에서 심각하게 파악하고 있습니다. 투자와 주거 이동이라는 중대한 의사결정이 경제적 실리나 실질적인 필요가 아닌, 오로지 조세 부담과 혜택에 의해 좌우될 때 시장의 효율성은 무너진다는 분석입니다.

조세 중립성이란 본래 세금이 경제 주체의 의사결정을 왜곡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을 의미합니다. 원칙적으로 세금은 투자 결정의 결정적 변수가 되지 말아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오히려 세금이 모든 경제적 판단을 압도하는 주객전도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상적인 시장 환경에서 경제 주체는 다음과 같은 흐름을 따라야 합니다.

기대 수익이 더 높은 곳으로 자본을 이동시킵니다.

가구 구성이나 직장 등 생애 주기와 필요에 맞춰 주거지를 바꿉니다.

리스크가 감지되면 자산 비중을 조절하여 포트폴리오를 안정화합니다.

즉, 모든 결정의 기준은 경제적 타당성에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동결효가 발생하면 상황은 반전됩니다. 더 나은 투자처가 나타나거나 주거지를 옮겨야 할 절실한 이유가 생겨도, 세금을 피하기 위해 지금의 상태를 무조건 유지하자는 비합리적 선택을 하게 됩니다.

결국 자산이 생산적인 분야로 흘러가지 못하고, 주택이 필요한 사람에게 적기에 공급되지 않으면서 시장 가격은 펀더멘털을 벗어나 왜곡됩니다. 돈의 흐름이 막힌 시장에서 경제의 효율적인 작동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조세 중립성의 훼손이란 자산의 이동이 경제적 판단이 아닌 세금 회피에 의해 결정되면서, 시장의 자원 배분 기능이 마비되는 상태를 뜻합니다. 세금이 시장의 흐름을 방해하는 거대한 장벽이 되어 경제 전체의 비효율을 초래하고 있는 셈입니다.

결국 동결효과는 다음의 악순환으로 이어집니다.

결집효과 → 세부담 급등 → 자산 고착 → 거래 감소 → 박막 시장화 → 가격 발견 기능 약화 → 자본 배분 왜곡 → 성장 잠재력 저하

이 점에서 동결효과는 단순히 “세금이 부담스럽다”는 수준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자산시장과 주택시장의 순환 기능, 그리고 경제 전체의 자원 배분 질서를 서서히 경직시키는 구조적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