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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여성

[한부모 가족]한부모 가족, 어떻게 지원 할 것인가?

“나도 매일 두렵답니다. 다음 달 생계가 두렵고, 혼자 결정해야 할 모든 일들이 두렵고, 혹시 아이가 아빠 없는 집 자식이라 업신여김 당할까 봐 두렵고, 혼자 치르기 힘든 큰일이 닥칠까 봐 두렵고, 이렇게 살다가 홀로 늙어 갈 일도 두렵고, 혼자 된 채 아무도 모르고 세상을 뜨게 될 까 봐 두렵고, 심지어는 또다시 사랑하게 될 까 봐 두렵답니다.” (「그래, 우리는 싱글맘 싱글대디다」중에서)

“사랑하여 결혼 했고, 정말 행복하게 살 줄 알았다. 그런데 그 환상은 깨졌다.  다시는 새살이 돋아나지 못할 것 같은 상처가 가슴을 도려낸다. 든든한 울타리가 되었던 사람은 지금은 없다.  이제 반쪽짜리 가정이고  모든 짐이 내 몫이다.” 

한부모가족. 이혼 사별 혹은 예기치 않은 임신으로 생계부양과 자녀 양육을 동시에 혼자 감당해야 하는 한부모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우리사회도 한부모 가족이 전체 가구의 10퍼센트를 넘어섰다. 한부모 가족의 약 60퍼센트는 경제력이 취약한 여성이 가장인 모자가족이다. 게다가 비양육자로부터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한부모가정은 빈곤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또한 한부모가정은 사회 연결망이 약하여 주위의 도움을 받는 것도 쉽지 않다. 생계를 꾸려나가기가 막막해도, 아이가 아파도, 그리고 본인이 아파도, 도움을 구할 곳이 없는 경우가 많다. 

생계· 육아· 가족등 3중 부담을 지고 있는 한부모가정은 안정적 양육, 생활기반을 형성하여 스스로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사회적 지원이 강조되고 있다. 


◆ 2012년 한부모 가족 실태조사

「2012년 한부모 가족 실태조사」에 의하면,  전국에는 미성년 자녀(만 18세 미만, 취학 중인 경우 만 18세 포함)를 배우자 없이 양육하는 한부모가족이 약 171만 가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모자가구는 63.1%, 부자가구는 36.8%로 나타났다. 

한부모가 된 후 달라진 것으로, 경제적 어려움(62.7%)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부모 역할 수행을 혼자서 해야 하는 부담(22.4%), 자녀양육부담 증가(5.9%)가 그 뒤를 이었다. 

한부모 가족의 월평균 소득은 전체가구의 절반에 못 미쳤다. 월평균소득은 월172만원 수준으로 전체가구 평균 가구소득의 353만원의 절반 미만이었다. 월평균 100만원 미만이 16.7%, 100~200만 미만이 51.8%, 200만원 이상이 31.4%였다. 

한부모 가족의 순자산은 전체가구의 1/5수준에 머물렀다. 전체가구 평균 순자산이 2억 6,203억원(2012년기준)인데 반해, 한부모가족은  5,549만원에 불과하였다. 부채는 평균 1,834만원으로, 부채의 원인은 생활비(35.6%), 주거비(30.4%), 사업실패(18.9%), 자녀교육비(6.0%)등으로 나타났다. 

한부모의 취업율은 86.6%였으나, 취업자의 종사상 지위는 상용근로자가 42.1%, 임시 일용근로자가 39.5%, 자영업종사자가 10.9%등으로 고용지위가 불안정함을 나타냈다. 

한부모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상태도 열악한 수준이었다. 특히 우울증상을 경험하는 한부모의 수가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최근 1년간 연속적으로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꼈다“고 답한 비율은 24.5%를 차지하였다. 

의료서비스 이용도 낮은 수준이었다. 병원에 가고 싶었지만 가지 못한 주된 이유(58.0%)가 경제적인 이유로 나타났다. 

한부모 가정의 지원책으로 △자녀 돌봄 서비스 확충  △의료서비스의 비용장벽 완화 △양육비 선지급,대지급 △보편적 아동수당 도입등이 제시되고 있다. 


◆ 자녀 돌봄체계 강화

“뭐 어쩔 땐 늦을 수도 있고 하는데 뭐 만약에 엄마가 없었으면 아이가 어린이집 갔다 오면 6시30분인데 6시 30분까지 들어가기 힘들거든요. 누가 도와주지 않는다면 살 수 있을까 생각도 들고”

“ 진짜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제가 밤늦게 나갈 수가 없어요. 야간반을 하고 싶어도, 우리 애들이 내가 밤늦게 제가 안다니기 때문에 주로 애들이 엄마가 없으면 불안해 해서..”(한정원 2014)

한부모 가족 자녀들은 돌봄 공백이 심각하다. 돌봐주는 어른 없이 보내는 시간은 미취학 자녀는 10.4%(평균 2.8시간), 초등자녀는 52.7%(평균 3.7시간), 중고등자녀는 56.2%(평균 3.6시간)를 차지하였다. 

김은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연구위원은  초등학생 아동과 청소년들의 절반 이상이 돌봐 주는 어른이 없이 혼자 지내는 시간이 있다는 것은 생활적응과 정신건강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한부모 가족 아동들이 보호자 없이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는 것은, 한부모가족의 인적 네트워크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김연구위원은 지적한다. 

네트워크가 충분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비양육부모와의 관계 단절이다. 전배우자가 ‘자녀와 전혀 연락하지 않는다’가 55.6%로 절반 이상이 아무런 교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김연구위원은 한부모 가족이 경험하고 있는 돌봄공백을 촘촘히 메꾸는 사회적 지원망이 요구된다고 지적한다. 특히 초등학생 아동을 위한 보편적 돌봄 지원체계를 구축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초등돌봄교실 등 방과 후 학교와 지역 아동센터 돌봄체계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 의료서비스의 비용장벽 완화

“그래 한번씩 일 마치고 와 가지고 아침 먹으면서 저는 항상 막걸리 한잔 먹거든예. 막걸리 한잔 먹고 생각할 거 있으면 생각하고 마음 추스릴 거 있으며 추스리고 있죠”(한정원 2014)

한부모의 건강, 심리 정서적 복지 증진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 개발이 강조되고있다. 

우선 심리 정서적 복지 증진이 요구되고 있다. 2012년 한부모 실태조사에서, 한부모의 75.5%가 우울감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들이 우울감을 해소하는 방식은 ‘혼자서 참는다’(52.5%), ‘술을 마신다’(19.3%)순이었다. 

또한 병원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병의원에 가고 싶었지만 가지 못했다는 응답이 전체 응답의 21.4%를 차지하였다. 특히 병의원에 가지못한 경험은 기초생활수급 한부모보다 차상위 계층 한부모에게서 다소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한부모에 대한  의료서비스의 비용장벽 완화 정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양육비 대지급(선지급)제도

이혼, 미혼 한부모를 대상으로 자녀 양육비 이행 실태 분석에서, 전 배우자로부터 양육비를 거의 받지 못하고 한부모가 혼자 양육부담을 짊어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전혀 도움을 받지 못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83.0%을 차지하였으며,  정기적으로 지급받는다는 비율은 5.6%에 불과하였다. 

자녀 양육비 청구소송은 낮았다 (4.6%).  양육비 소송을 하여 지급하라는 판결은 77.2%였으나, 판결대로 지급받고 있지 못하는 비율은 77.4%를 차지하였다. 

4월부터 ‘양육비 이행관리원’이 출범하여 양육비 이행 청구와 이행확보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양육비 이행관리원(1644-6621)은 상담에서부터 합의, 재산조사, 양육비 이행 청구소송 대리, 채권추심, 양육비 이행 상황 감시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양육비 이행확보 전담기구가 설치되어, 이행 집행의 실효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경제적 능력이 없는 비양육부모의 경우 지급이 어렵거나 지급받기 전까지 공백기간이 발생하여, 양육부모의 안정적 양육비 수급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한부모들은 양육비 이행확보를 위해 필요한 제도로 양육비 대지급(선지급)제도를 꼽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청소년 한부모의 경우  상대 남성의 75%가 24세 이하 청소년이어서, 양육비를 제공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국가가 양육비를 선지급하고 상대 남성에게 구상권을 행사하거나, 근로소득 발생시에 원천징수 하는 방식으로 선지급제도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OECD국가중 스웨덴, 오스트리아, 독일, 스페인등 17개국이 한부모 가족과 자녀의 복지를 위해 양육비 선지급제도를 도입운영중이다. 


◆보편적 아동수당 도입 

“경제적으로 너무 어렵고 도저히 안되니까. 이제 그냥 식구들이 먹고 살고 하는게 어려워지니깐.  기초생활 제도가 웃기는게, 근로를 하고 있으면, 어떤 그런 도움이 많이 없어요. 근데 그 진짜 제가 아는 분 중에서도 저랑 나이가 똑같지만 거기는 먼저 이혼을 했는데 근데 영세민이 되기 위해서 일부러 취직을 안 하는 거예요.”(한정원 2014)

한부모가족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경제적 빈곤이다. 이런 점에서 무자녀 가족에 대비하여, 유자녀 가족의  아동양육을 위한 아동수당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김은지연구위원은 아동수당은 한부모 가족과 같이 빈곤에 취약한 유자녀 가족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보편적 수당의 형태로 지급된다면, 한부모 가족에 대한 스티그마(stigma)도 없게 되고,  한부모 가족의 빈곤율을 상당히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 실증연구에 의하면, 18세 이하 모든 아동에게 10만원의 아동수당이 지급될 경우, 아동 빈곤율은 28~49%나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보편적 아동수당 대신 아동양육비 지원대상을 확대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현행 최저생계바 130%미만 한부모 가정의  12세 미만 아동에게 아동양육비로 자녀 일인당 월 7만원이 지급되고 있다. 이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지급액을 10만원으로 상향조정하자는 것이다. 

특히 한부모가족과 한국 평균가족의 양육비 차이는 교육비 비중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므로, 적어도 교육비 항목에서 그 차이를 좁히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한부모가정 문제는  우리 사회구성원이 함께 고민해야 할 사회적 숙제로 다가왔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어려움을 딛고 건강한 삶을 설계해 나갈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 정책과 제도적인 뒷받침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국가의 정책 뿐만 아니라, 주변의 따뜻한 시선과 돌봄을 통한 사적 지지망 형성도 한부모가정의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고 지적한다. 

한부모의 경제적 심리적 부담을 사회적 지원을 통해 완화하여, 서로 위로하며 보듬고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