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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권] 한 단계 높은 복지체제를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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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권과 관련된 국가의 과제는 크게 두 가지로 좁혀집니다. 하나는 저소득층의 주거불안 해소와 또 하나는 중산층의 주거사다리 정책개발입니다.


◆ 저소득층의 주거불안 해소


①주거권은 국민의 권리:
인간다운 생활은 개인의 희망을 넘어  국민의 권리입니다. 헌법 제35조 1항은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라며 이 점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는 요소의 하나로 주거권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집은 추위, 열기, 비바람등 물리적 위험을 막기 위한 수단이 됩니다.


더 나아가 물리적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쾌적함이 더해 질 때 삶의 질은 높아지게 됩니다. 집이 건강· 안전에 필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편의시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때, 주거권은 강화됩니다.


그런데 위험으로부터의 회피와 쾌적한 환경등이 주거권의 충분조건이 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조건에 덧붙여 안정적인 주거가 가능할 때, 국민의 주거권은 보장됩니다.


주거권의 존속보장과 적절한 차임수준등이 제도화될 때, 국민은 주거를 권리로 인정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 주거기본법 제2조는  국민의 주거권 (Housing Right: The right to Adequate Housing)을 다음과 같이 명시하고 있습니다.


‘국민은 관계 법령 및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물리적·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쾌적하고 안정적인 주거 환경에서 인간다운 주거 생활을 할 권리를 갖는다.’



② 저소득계층의 주거불안 현상을 해소해야 하는 이유:
안정적인 주거 환경은 주거권 보장 정책들 중에서  우선순위가 앞서는 국가의 과제입니다. 수도권등에서의 적절한 주택 확보는 국가에 의한 주택의 효율적인 배분에 의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즉 자산축적이 쉽지 않은 수도권 시민들에게는 여전히 소유가 힘들다는 점에서 내 집 마련보다 주택의 안정적인 배분이 우선시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점은 소득계층별로 주택점유유형이 양극화 되고 있는 현실과 맞닿아 있습니다.


주택 점유형태의 변화에 대한 한 연구에 의하면, 고소득층과 중간소득층의 경우, 종전 전세에서 자가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저소득계층의 경우 전세에서 월세로 혹은 자가에서 월세로(노후불량 주택의 멸실등으로 인해) 전환되는 특징을 보였습니다.(정건섭외)


또한 저소득의 월세가구는 전세 또는 자가로 상향이동하기 보다 월세로 점유형태가 고착되었습니다. 반면 고소득의 월세가구는  월세에서 자가로의 상향이동을 유의적으로 드러내었습니다. 


이처럼 주거권 확보와 관련된 우선적인 정책 과제는 저소득계층의 주거불안 현상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③주거권보장을 위한 법제:
주거권보장의 법제로  주거권 존속보장, 차임인상제한, 그리고 신규임대차의 차임 통제등이 꼽힙니다.


주거권 존속보장을 위해선,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임대인이 건물임대차의 갱신거절이나 해지통고를 할 수 없도록 법제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당사유로 차임의 지속적인 지불 의무 위반, 임대인 및 가족등의 주거, 기간 만료 후 해당주택을 철거하거나 수리등이 포함됩니다.)


이에 더해 임차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차임인상이 제도화될 때, 안정적인 주거권 존속 보장이 가능하게 됩니다.


예컨대 지방자치단체의 담당자는 소비자 물가상승률과 주택의 상태등을 감안하여 임대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 임대료, 즉 기준임대료(Local Refefence Rent)를 설정하여 차임의 폭등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덧붙여  밀집지역에 위치한 주택에 대한 최초 차임에 상한 규제가 부여된다면,  신혼부부, 청년층등 수도권 신규세입자의 임대료 부담이 완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중산층의 주거사다리 정책개발


한국 사회의 갈등 요소의 하나로 계층 간 유동성이 제약된다는 점이 꼽히고 있습니다. 정부가 계층 이동성을 높이는 정책을 개발해야 할 이유입니다.


주거사다리 정책개발도 이러한 계층 이동을 유연화 하는데 기여합니다.


위험 회피를 넘어 쾌적한 정주기능이 갖추어진 주택을 선호하는 것은 모든 사람이 품는 작은 소망일 것입니다. 때문에 국가는 국민의 꿈을 실현하는데 다양한 정책으로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


즉 월세가구의 월세점유가 고착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월세에서 전세로, 월세에서 자가로 상향 이동하도록 돕는 것이 국가가 담당해야 할 주거권 보장의 기능입니다.


특히 전세에서 월세 전환가능성이 높은 20-39세 청년가구와 내 집 마련의 꿈이 큰 40대 전세가구가 자가로 이동하기 위해, 도심 내 공공 분양 주택 공급 확대등 계층별 맞춤형 정책수단이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 한 단계 높은 복지체제를 향하여


주거권은 국민의 권리입니다.


집은 먹을 것과 옷처럼, 생존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며, 더 나아가 쾌적한 집은 정체성을 표시하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서울과 강남에 거주하는 정주감을 천박하다고 비난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국가가 국민의 주거권의 존속을 보장해주는 것은 임대인의 권리를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임대차 시장에서  소유주 편향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조성하는,  인간 존엄의 회복 운동입니다.


또한 국가가 중산층의 주거상향 이동에  힘쓰는 것은 국민의 꿈을 실현하는데 기여하는 일입니다.


헌법 제35조 3항은 이점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국가는 주택개발 정책등을 통하여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에 의해, 주거권 확보는 국가의 의무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결국 국가는 저소득층의 주거 불안정을 해소해야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또한 주거의 상향이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이 같은 주거권 보장의 법제화는, 한국이 마침내 이를 통해 한 단계 높은 복지체제 건설을 향한 의지의 일단을 드러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국가와 시장의 힘보다 개인의 힘이나 가족등의 비공식적 도움에 의해 삶을 영위하도록 이끄는 기존의 복지체제에서 탈피하여,  공동체의 힘· 시장의 힘 ·그리고 국가의 힘이 균형을 이루는 복지체제로의 상향이동은 모든 시민의 존엄과 인권을 보장해주는 인간다운 삶의 토대가 됩니다. (최근 부양가족이 있어도 생계급여를 주는 법제화는 복지체제의 의미 있는 전진으로 해석됩니다.)
 
따라서 현재 한국의 유교주의적 복지체제를  공동체· 시장· 국가의 힘이 정립(鼎立)된 복지체제로의 변화는 우리사회가 나아가야 할 지향점입니다.


주거권 보장을 위한 일련의 법제화가 진행되어 가는 가운데, 이 목표를 무너뜨리고자 하는 거센 저항에 정부와 국민이 함께 어깨 걸고 맞서 싸워야 할 이유입니다.



<참고문헌>
박상현(2017), “주택임대차의 존속보호와 전월세인상률 상한제에 관한 연구”
한만희, 박준(2017), “ 민간임대주택시장의 안정을 위한 정책 대안분석”
정건섭, 김성우, 배정환(2018), “주택 임대시장의 월세화 진행과정에서 점유형태의 변화요인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