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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 희망과 공동체② ] 국가 및 공동체와의 관계성과 연대성은 ‘심리적 근육’

순풍에 돛을 달고 돛단배가 바다를 헤쳐 갑니다. 그런데 바람이 멎었습니다. 돛단배는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습니다.  게다가 거센 파도가 돛단배를 삼킬 듯 합니다.


이 때, 죽음의 공포가  체념과  절망을 부추깁니다.  하지만 이내 노를 꺼내 힘차게 파도와 싸웁니다.


1930년대 미국 대공황 시기 미국인들의 모습이 이러하였습니다. 



◆체념 vs 희망


당시  대공황의 암울함 가운데 희망의 한 줄기 빛으로 미국인들에게 다가선 노래가  <Somewhere over the Rainbow>입니다.


이 노래는 곡의 한 소절인 ‘If happy little bluebirds fly beyond the rainbow, why, oh, why can’t I?’의 번역을 통해 사람들의 긍정적인 마음상태를 체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어떤 이는 이 소절을 ‘무지개 너머로 귀여운 파랑새들은 행복하게 날아다니는데, 왜 난 그러지 못할까?’라고 체념으로 이해합니다.


반면, 또 다른 이는  ‘무지개 너머에 귀여운 파랑새들이 행복하게 날아다니는데, 왜 나라고 날수 없겠어요?’라며 역경을 극복하기 위해 위험과 맞서는데 관심을 둡니다. 


이곡을 쓴 입 하버그(E.Y. Harburg)는 ‘루스벨트의 뉴딜 정책 아래 있는 미국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표현했다.’ 라고 고백했습니다.


이 노래가 희망의 노래라는 점은  ‘And the dreams that you dare to dream, really do come true’ (우리가 감히 꾸었던 꿈들이 정말로 이루어지지요.)라는 가사를 통해서도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미국인들은 이처럼 이 노래를 부르면서 대공황으로부터의 탈출을 꿈꾸었다는 겁니다.



◆체념 -무지개 너머로 귀여운 파랑새들은 행복하게 날아다니는데, 왜 난 그러지 못할까?


문화사가들은 대공황기를 미키마우스의 시기였다고 지적합니다. 대공황기에 등장한 미키마우스 만화영화는  일주일에 미국 관람객 6천만명을 동원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다분히 이 같은 관람열풍은 자아의 심리적 파국을 피하기 위한 심리적 메커니즘, 즉 방어기제의 일종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대공황의 심리적 공포와 압박에 시달렸던 미국인들이  체념과 도피라는 방어기제를 통해 심리적 안정을 얻고자 하였고, 이를 위해 미키마우스등 오락영화, 코미디등에 심취했다는 겁니다.  



◆희망과 도전 - 무지개 너머에 귀여운 파랑새들이 행복하게 날아다니는데, 왜 나라고 날수 없겠어요?



하지만 미국인들은 무기력하지 않았습니다. If happy little bluebirds fly beyond the rainbow, why, oh, why can’t I? 무지개 너머에 귀여운 파랑새들이 행복하게 날아다니는데, 왜 나라고 왜 날수 없겠어요? 라며  다시 일어서고자 하였습니다. 


절망을 바꾼 긍정의 기운은 공동체, 국가의 힘이었습니다. 


정치사가들은 대공황시기를 루즈벨트의 시기로 이해합니다. 루즈벨트의 뉴딜 정책 아래 미국인들은 대공황 탈출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붙잡고자 한 것입니다.


대공황 이전에  자유주의(개인주의) 전통에 젖어있던 미국인들은  자신의 삶은 스스로의 힘으로 결정되어야 하고,  그러한 결정의 결과는  스스로의 책임에 속한다고  믿었습니다.  각자의 정의로운 몫은 ‘각자의 능력과 노력에 따라 어느 정도의 성과를 산출했느냐’로 결정된다는  자유주의적 정의관에 지배된 것입니다.


그런데 길거리에 나앉게 된 미국인들은 루즈벨트의 뉴딜정책을 접하면서 개인대신 공동체, 개별국민 대신 국가를 문제 해결의 주체로 바라보게 됩니다. 자신들의 실패는 능력 부재라기보다 사회구조적 모순으로 비롯되었다는  자각이 움트게 되면서,  자신의 삶의 문제 해결을 위해  국가를 해결의 주체로 소환하게 된 것입니다.


이는 미국인들이 자유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되었음을 뜻합니다.  진정한 자유는 ‘국가로부터의 자유’가 아닌, ‘국가에 의한 자유’라는 인식이 싹트게 됩니다. 



◆한국당의 궤변


대공황의 뉴딜정책은, (그 효과 논쟁에 앞서), 자유주의 사고로부터 공동체적 사고로 인식전환이 이루어진 획기적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에도 개인적 자유주의에 대한 집착으로부터  공동체와 국가에 의한 자유의 깨달음으로 인식전환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불리한 출발점에 서 있어 자신의 능력을 계발하지 못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공동체가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러한 연대성에 의한 배려는 국가의 시혜가 아닌 헌법상의 권리라는 인식이 널리 인정되고 있습니다. (차진아)


대한민국 헌법은 재산권의 사회적 구속성을 (제23조 ②,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하여야 한다)명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가의 의무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사회적 기본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교육을 균등하게 받들 권리(제31조),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제34조),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 생활을 할 권리(제35조 ③), 모든 국민이 보건에 관해 국가의 보호를 받을 권리(제36조 ③)등이 국민이 국가에게 적극적인 급부를 요구하는 조항들입니다.


특히 헌법 제119조 ②항에서 경제활동에 관한 국가의 규제와 조정이 명시되고 있습니다.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이 같은 헌법 조항에 비추어 볼 때,  판사출신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책은 위헌입니다.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정면으로 무시하는 헌정농단 경제입니다.’라는 발언은 황당한 궤변에 지나지 않는, 거짓 주장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가에 의한 자유는 제도화를 통해 실현


국가에 의한 자유는 제도화를 통해 실현될 수 있습니다.


일례로 정경유착을 차단하기 위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를 들 수 있습니다.


박근혜정부 탄핵의  단초를 제공한 정경유착은 시장에서의 경쟁을 부당하게 왜곡하는 주범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어떤 한 기업이 고위 공직자와의 유착을 통해 다른 기업에게 돌아가야 할 몫을 가로채는 것은 경제 전체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행위로, 공수처 설치를 통해 차단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협력이익공유제의 입법화도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는 성과공유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협력이익공유제는 재산권 침해로 자유시장경제의 헌법 질서에 반한다며 보수진영이 이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주장도  앞에서 언급한 헌법 제23조 ②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하여야 한다)에 근거해 볼 때, 설득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국가와 공동체와의 관계성과 연대성은 ‘심리적 근육’


어려움에 직면할 때, 체념을 극복하는 기운은 개인의 힘이 아닌 공동체가 합력하여 선을 이룰 때 얻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국가와 공동체의 도움은 장벽 앞에서 개인의 무력을  극복할 수 있는  ‘심리적 근육’입니다.  이는 위험을 무릅쓰고 나아가게 하고, 자신을 버티게 하는 정신력입니다.


‘나는 왜 날지 못할까?’ 가 아닌 ‘왜 나라고 날지 못하겠어?’라는 인식의 전환을 이루게 하는 힘은 개인의 의지와 능력에 있기보다, 공동체 및 국가와의 관계성과 연대성에서 비롯됩니다.


자유주의 사고가 아니면 위헌이라는 보수진영의 주장이 궤변이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참고문헌>
차진아(2017), “사회적 평등의 이념과 21세기적 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