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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선한 리더십 ② ] 경제공황은 리더들의 공황 : 선한 리더십 VS 이기적 리더십

-노블레스, 리세스 오블리주, 강조되어야
-한국당 무엇이 시급한가?
-공동체를 지탱하는 힘은 선한 리더십



누운 채로  4년 동안 천장에 그림을 그린 이가 있었습니다. 그는 바로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에  창세기에 나오는 9가지 장면에다 예수의 12제자와 400명이 넘는 인물을 그린 미켈란젤로입니다.


혼신을 다한 그의 노력은 엄청난 희생을 가져왔습니다. 37살에 작업이 마무리 되었을 때, 그는 노인처럼 늙어버렸고,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시력이 약화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그의 희생과 헌신은 예술계에 거대한 충격과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갓 칠한 회벽에 수채화로 그린 프레스코 기법은  후대 유럽 화풍의 미래를 바꾸어 놓았다는 평입니다.


이처럼 희생과 헌신은 자기의 욕심을 채우는 대신 공동체의 행복을  추구합니다. 이는 공동체의 성원을 행복으로 이끄는 ‘선한 리더십’이라 불립니다.



◆ 경제공황은 리더의 공황 : 선한 리더십 VS 이기적 리더십


1997년 우리나라가 IMF경제 위기를 맞이했을 때, 사회의 혼란과 경제적 위기에 대한 다양한 원인과 처방이 나왔습니다.


특히 당시 미국의 월스트리트지는 “한국 경제의 위기는 리더십부재에서 비롯되었다. 현재 한국의 리더십은 달러보다 더 고갈되어 있다.”라며 IMF위기에 대한  원인으로 리더십 부재를 꼽았습니다. 


리더십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능력이라 정의 내려집니다.


월스트리트지의 뼈아픈 지적처럼 성원에게 위안과 행복을 안겨주고자 하는 ‘선한 리더십’은 사회가 직면한 난제에 대처할 수 있는 힘이 됩니다. 이는 공동체 성원들의 얼굴에 미소를 짓게 하는 리더십입니다.


반면 개인의 이기적 목적을 위해 행사하는 이기적 리더십은 공동체의 기반을 흔들고 성원간의 분열을 초래합니다.


때문에 월스트리트지의  ‘경제공황은 리더의 공황’으로부터 비롯될 수 있다는 지적은 우리 공동체가 안고 있는 이기적 리더십에 대한 비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칼레의 시민 VS 수구 언론과 정치권


보유세 인상을 둘러싼 논쟁도 이러한 리더십의 공황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일부  언론과 정치권은  “부자증세,  국민을 편 가르기 하는  증세”라고 비판하였습니다.


지금까지 한국 사회를 어둡고 우울하게 만든 요인의 하나가 자신만을 소중히 여기며, 공동체의 삶에 기여하겠다는 선한 리더십의 부재였습니다.


칼레의 시민의 행동은 현재 우리와 선명히 대비됩니다.  


영국과의 백년 전쟁에서 패한 프랑스의 칼레市는 시민 6명을 처형하라는 영국의 요구에, 어떻게 여섯 명을 뽑을 것인가라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제비뽑기를 해야 할까요, 희생자를 지명해야 할까요?


문제는 쉽게 풀렸습니다. 시민들이 죽기로 자청한 것입니다. 특이하게도(?) 이들은 이 도시의 가장 부유한 시민, 시장, 의사, 법률가, 교수등 사회지도층에 속하는 인물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즉생, 생즉사 (死則生, 生則死)라고 할까요? 영국왕 에드워드 3세는 그들의 희생정신에 감복하여 이들을 모두 사면해주었습니다.


칼레의 시민의 교훈은 부・ 권력・ 명성에는 응당 책임이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대상이 되는 재벌, 고위정치인, 고위관료, 학자등 지식인, 사회저명인사들은 선한리더십을 발휘하여 도덕적 의무를 이행할 책임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부자들도 사회적 책임 (리세스 오블리주 Richess oblige)을 담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나눔과 봉사로 공동체 안의 조화로운 행복을 만들기 위한 선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노블레스, 리세스 오블리주가 강조되는 것은 현재 그들의 지위가 개인의 노력에 앞서  가족의 문화자본에 힘입은 바가 크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고위층과 부자들의 공동체 성원들에게 대한  배려와 사회적 책임은 실종된 지 오래입니다. 몇 십 억원의 주택과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이들에게 세금을 통해 선한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 하면, 기득권자들의 입장을 옹호하는  수구 언론과 일부 정치권은 ‘부자증세, 편가르기 증세라며 거세게 반발합니다.



◆한국당, 무엇이 시급한가?


자유한국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것도 이런 사고방식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보수의 품격인 공동체 속의 선한 리더십을 선도하지는 못할 망정, 기득권자들의 이해를 대변하고 있으니, 선거에서 지는 것도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친박출신의 의원 및 당원(한국당 정치대학원 동문 일부등)들과 비박 출신 의원들은 김성태 원내대표의 퇴진을 두고 입장을 달리 해 왔습니다.


이는 비대위원회의 성격에 대한 논쟁으로, 궁극적으로 생존과 연결되어 있다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하지만 한국당은  ‘공천권 싸움’에 앞서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보수의 품격과 태도를 우선적으로 정립하는 등의 당의 정체성과 노선 확립을 우선 고민해야 한다는 겁니다. 


때문에 개혁의 본질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생존을 먼저 생각하는 정치인들의 태도는 결국 한국당을 共黨에서 徒黨으로 전락시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보유세 인상과 관련하여 한국당이 초상류층 유권자에게  공동체의 유지를 위해 배려심을 발휘해 달라고 읍소했다면, 국민들은 노회찬의원의 표현처럼 ‘한국당이 머릿 속을 바꾸었구나‘라며, 한국당에 우호적인 시선을 보일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보유세 인상을 편가르기 이념논쟁으로 치부하는한 한국당은  여전히 초상류층과 재벌의 이익을 지키는 전위부대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 할 것입니다.


결국 한국당은  대중정당에서 포괄정당으로 변모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지적을 여전히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동체를 지탱하는 힘은 선한 리더십


<로마인의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제국의 건설의 동력을 노블레스 오블리주에서 찾습니다.  그리스인의 지성, 켈드인과 게르만인의 체력, 에트루리아니의 기술력, 카르타고인의 경제력등,  국가 성장 요인들 에서  뒤진  로마인이 세계를 제패한 힘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분석입니다.


로마의 귀족들은 전쟁 시에  수레에 돈을 싣고 국가에 바쳤고, 평시에 도서관, 목욕탕, 다리를 세웠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부자들은 국가가 세운 도로와 지하철 덕택으로 부가 증가했음에도 이는 자신들의 노력에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일부언론과 정치권은 이들의 부를 지켜주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제는 부자와 지도층들이 선한 리더십을 세워, 공동체 안에서 공평하고 조화로운 행복을 이루는데 기여해야 할 것입니다.


덧붙여 모든 시민들도 잠재적인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아름다운 공동체라는 건물을 세우는데 벽돌 한 장을 올려놓는 열린 마음들이 노블레스, 리세스 오블리주의 주장에 설득력을 높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정치권과 언론, 모든 국민이 진영을 떠나 선한 리더십을 세우는데 기여할 때, 우리나라는 도약의 발판을 다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