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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상호적 인간]관계적 선은 행복의 요소

-27일 남북정상회담, 북한 어린이와 산모를 지원하는 성공적 결과 기대

우리는 혼자서도 잘 할 수 있다고 말하곤 합니다. 하지만 누군가와 함께라면 우리는 특별한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전통적인 ‘경제적인 인간’을 ‘상호적인 인간’으로 대체할 때 가능하다는 지적입니다. 


 

◆호모 에코노미쿠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꿈이 현실로 나타나기 위해선 타인과의 관계를 맺는 소통능력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 말은 수단으로서의 관계를 강조하는 뜻으로도 해석됩니다.  경제적 인간(호모 에코노미쿠스)이 자기 이익을 얻기 위해 관계와 소통에 의존한다는 것이지요.


호모 에코노미쿠스는 사실 건조한 고독 속에 갇혀 있습니다. 그는 타인과 교류 하고 계약에 서명하지만, 이러한 관계는 有償性을 전제로 합니다. 등가교환이 이루어지지 않는 관계는 성립되기 힘들다는 겁니다.


등가교환을 관계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경제적 인간에게  행복은 소비와 사회적 비교의 함수가 됩니다.


이들은 소득과 소비가 증가하면 주관적 만족도 따라 올라가기 마련이라고 주장입니다.


또한 이들의 행복은 주변의 행복 수준에 의해 좌우되기도 합니다. 자신의 소득이 높아져도 이웃과 친구의 소득이 더 늘어난다면 자신은  불행하다고 여깁니다.  자신의 승용차는 소나타인데 친구의 차가  벤츠라면, 자신은 행복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러한 지위경쟁과 질투가 절대적 소비량과 무관하게 개인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호모 레시프로칸스


수단으로서의 관계와 달리, 상호적 인간(호모 레시프로칸스)의 산물인 관계적 선(relational goods), 호혜성이 행복을 낳는 요소로 강조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혼자 듣는 모차르트보다 함께 듣는 모차르트가 낫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친구 연인 가족등과의 좋은 교류가 없다면 좋은 삶이나 행복은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이처럼 관계적 선은 소득과 무상성을 포함하는 활동을 통해 행복을 얻도록 합니다.


여기서의 활동은  비도구적인 인간적 만남으로,  예컨대 아리스토텔레스가 강조하는 세 아레테(덕성), 즉 우정・ 사랑・ 시민적 헌신(정치참여)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들 변수들의 특징은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호혜성은 의미상 양방향의 양도성을 뜻하지만, 양도의 역방향을 강조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사랑에는 이유가 없다’는 말처럼,  상호성의 사랑은 갚을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相互性은 등가교환과 구분됩니다. 


또한 상호적 행위는 양도의 효과가 제3자에게 향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A가 B에게 재화를 양도하고, 다시 B가 증여한 A가 아닌  C에게 재화의 일부를 이전한다면, 이러한 삼각관계도 상호성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곤경에 처한 이웃에게 도움을 주고, 그가 회복하여 또 다른 누군가를 돕는다면, 이러한 삼각관계도 상호성의 한 예가 될 수 있습니다. 


관계적 선의 또 하나의 특징은 기회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관계는 기회비용을 요구하는 행복이라는 재화를 생산합니다. 사랑・ 우정등의 관계를 맺기 위해선 소득을 얻는데 필요한 시간을 포기해야 하고 비용을 지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무상증여는 자신의  소비와 효용을 그만큼 줄이게 됩니다. 이처럼 관계의 선은 소득을 창출하기 위한 필요시간과 효용을 얻기 위한 소비를 구축(驅逐)할 수 있습니다.  



◆관계재의 기초는?


호모 레시프로칸스는 기회비용의 발생에 양도의 대가를 강요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이러한 관계의 선을 추구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호모 에코노미쿠스는 자신의 이익추구 동기에 자신을 가두어 둡니다. 반면 호모 레시프로칸스는, 아마타야 센의 표현에 따르면, 인간번영 (human flourishing)을 강조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를  유다이모니아로 번역하였습니다.


여기서 인간의 번영은, 브루니에 의하면, 타인을 목적으로 인정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자아실현이라는 목적을 추구하는  두 가지 차원과 관계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혼자서도 또는 관계를 통해 자신의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호성의 관계는 경제적 인간을 특별한 사람(somthing else)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별한 존재란 타인의 존재를 인정・ 존중하면서 자신의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결국  관계적 선의 상호성은 등가교환의 원칙을 삶의 좌표로 삼고 있는 전통적인 사고에 도전하여, 함께 번영하는 사회를 구축하는 토대가 될 수 있습니다.



◆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는 세계 어린이의 지원은 관계적 선의 실천


상호성의 범위는 간접적 관계재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익명의 관계일지라고 상호관계가 성립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울레너 (Uhlaner)는 모르는 사람에게 기부를 하는 행위는 세계시민으로서의 소속감에 기반하여 발생하는 행위라고 지적합니다.


실제로  가난과 질병 재난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지구촌의 이웃들에게 도움을 주는  NGO들의 활동이 이에 대한 예가 됩니다. 이러한 NGO로 ‘더 멋진 세상’, ‘세이브더칠드런’, ‘초록우산어린이재단’등을 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더 멋진 세상’은 빈곤 국가의 마을을 선정하여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활동, 가난과 열악한 환경으로 질병에 노출되어 있는 어린이・산모를 지원하는 활동, 지진 홍수등 재난을 입은 국가의 긴급구호와 복구를 돕는 활동등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활동등은 상호성에 기반한 관계재를 생산하는 유다이모니아의 실천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도  인간적 번영을 위한 관계적 호혜성의 예라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핵실험 여파로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12일 타판 미슈라 유엔개발계획 북한 상주 대표가 밝혔습니다. 특히 그는 어린이의 4분의 1이상이 영양실조를 겪고 있다고 설명하였습니다.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엔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의 어린이와 산모등 취약계층을 지원해주는 성공적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해봅니다. 


<참고문헌>
루이지노 브루니외, 「21세기 시민경제학의 탄생」